[제공=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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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오는 27일 회장 취임 2주년을 맞는다. 올해 3분기 메모리 반도체의 실적 부진과 삼성의 '초격차' 도전·혁신 정신이 흐릿해졌다는 우려 속에 이 회장이 위기 극복을 위해 어떠한 메시지를 남길지 주목된다. 

재계 일각에선 '삼성전자 위기론'이 확대되는 가운데, 이 회장의 리더십 강화와 책임 경영을 위한 등기임원 복귀가 이뤄져야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오는 27일 삼성전자 회장으로 승진한 지 2주년을 맞는다. 다만 과거의 행보를 감안할 때 올해도 취임 기념행사나 별도의 메시지를 내지 않을 것으로 재계는 내다 보고 있다.

이에 앞서 오는 25일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 4주기를 맞아 이 회장은 삼성 계열사 사장단과 오찬이나 만찬을 할 가능성이 크다. 이 회장은 지난해에도 경기 수원에서 열리는 추도식에 참석한 뒤 사장단과 오찬에 참석한 바 있다.

이 회장은 2022년 회장 승진에 앞서 가진 계열사 사장단 오찬 당시 "지금은 더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며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앞서 준비하고 실력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현재 반도체 시장은 '파운드리'와 'HBM'(고대역폭 메모리) 두 개의 축으로 인공지능(AI) 저변 확대를 이뤄내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첨단 반도체 분야에서 SK하이닉스에 밀리고, 범용 제품이 중국의 추격에 직면하는 등 전례 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메모리에서는 SK하이닉스에 주도권을 내준 HBM 실적 비중이 크지 않아 유의미한 반등을 이뤄내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글로벌 경기 침체와 노사 갈등 등 안팎에서 악재가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3분기 실적 또한 시장 기대치에 못미치는 결과를 냈다. 삼성전자는 3분기 잠정 영업이익 9조1000억원을 기록해 이미 낮아진 눈높이에도 못 미치며 약점을 드러냈다.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이 이례적으로 사과문까지 발표하며 위기를 인정했을 정도다.

전 부회장은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로 근원적인 기술 경쟁력과 회사의 앞날에 대해서까지 걱정을 끼쳤다"며 "이 모든 책임은 사업을 이끌고 있는 우리에게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그룹 컨트롤타워 재건과 이 회장의 등기임원 복귀 필요성 등도 제기된다.

삼성은 2017년 2월 미전실 해체 후 7년간 그룹의 핵심축이 부재했다. 이찬희 위원장도 얼마 전 준감위 2023년 연간 보고서 발간사에서 위기극복 방안 중 하나로 '경영 판단의 선택과 집중을 위한 컨트롤타워의 재건'을 꼽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새로운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최고경영자의 등기임원 복귀 등 책임경영 실천을 위한 혁신적인 지배구조 개선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장기적 부진을 이어가면서 이 회장의 향후 행보와 다가올 인사 시즌에도 재계 이목이 쏠린다.

삼성전자는 통상적으로 12월 초 사장단 인사→임원 인사→조직 개편을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지난해의 경우 예년보다 일주일가량 앞당긴 11월 말에 인사를 단행했는데, 올해 역시 인적 쇄신에 대한 회사 안팎의 요구가 많다는 점에서 속도 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새로운 기술과 제품에 대한 투자 확대를 통해 시장 점유율 확대와 경쟁력 강화를 꾸준히 이뤄내야만 하는 삼성"이라며 "연말 정기 인사에서도 대대적인 조직 개편과 인적 쇄신이 예고되는데 시장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위기 관리 시스템과 리스크 최소화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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