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연합]
[제공=연합]

CJ제일제당과 쿠팡이 직거래를 재개한 지 2개월이 지났다. CJ제일제당이 ‘본업 경쟁력’ 강화의 일환으로 쿠팡과 손을 잡은 가운데 이른바 ‘쿠팡 효과’는 4분기에 본격적으로 나타날 전망이다.

24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연결기준 CJ제일제당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7조5427억원, 4166억원으로 전망됐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 영업이익은 5.3% 증가한 수치다.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은 개선됐지만, 시장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소비 경기 침체와 비용 증가로 국내 식품부문은 부진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올해 2분기에 이어 본업인 식품부문의 약세가 거듭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2분기 식품부문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 감소한 2조705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4.8% 떨어진 1359억원으로 집계됐다.

CJ제일제당의 위안은 해외 식품사업이다. 올 2분기 유럽에선 서유럽을 중심으로 주요 유통채널에 입점하면서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57% 증가했다. 북미에선 만두, 상온 가공밥, 피자 등이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였다.

3분기에도 식품은 중국과 일본에선 판매 부진이 이어지지만, 미주와 유럽, 호주에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국내에서 가공식품과 유지 등 소재 판매 감소로 외형은 전년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CJ제일제당은 이커머스 강자인 쿠팡과의 협업에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 8월 14일 쿠팡과의 직거래를 재개했는데 이는 납품 중단 후 약 1년 8개월 만이다. 그간 CJ제일제당은 일명 ‘반(反) 쿠팡 연대’의 선봉장 역할을 하면서 쿠팡과의 거리두기를 지속한 바 있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메기’로 떠오른 알리익스프레스의 한국 상품 전용관인 ‘K-베뉴’에 입점한 데 이어 컬리와의 협업에도 속도를 냈다. 아울러 신세계 유통 3사인 이마트·G마켓·SSG닷컴과 파트너십을 맺고 ‘반 쿠팡 전선’을 확대했다.

그러나 쿠팡과의 거래 중단은 여전히 CJ제일제당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쿠팡 채널을 이용하지 않을 경우 사실상 온라인 소비자의 4분의 1을 잃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실제 쿠팡은 2022년 기준 국내 온라인 유통시장 점유율 24.5%를 차지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의 핵심 제품인 햇반이 쿠팡에서 판매되지 않는 사이 타사 제품은 지속적으로 쿠팡에 즉석밥을 공급하면서 ‘고객 경험’을 강화해왔다. 결국 기존 국내 식품 시장 내 시장 리더십이 흔들릴 수 있는 만큼 쿠팡과의 거래 재개에 나선 것이다.

CJ제일제당은 거래 재개 당시 “그간 소비자 편의를 강화하고 선택권을 넓혀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루고 협의를 지속해 왔다”면서 “직거래 재개를 계기로 소비자들이 CJ제일제당 제품을 보다 빠르고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CJ제일제당은 지난 8월 직거래 재개 당시 냉동·냉장·신선식품을 선공급했다. 9월 말까지 햇반, 스팸, 비비고 국물요리 등 상온 제품을 순차적으로 쿠팡에 제공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현재는 기존에 쿠팡과 거래하던 모든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9월 말 거래 재개가 완료된 만큼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쿠팡과의 직거래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예상보다 국내 가공식품 수요 회복 속도가 더딘 편”이라면서도 “쿠팡과의 거래가 재개된 만큼 4분기부터는 개선 추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이비엔(EBN)뉴스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