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오는 11월 5일 미국 대통령 선거 후보로 나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제공=연합뉴스]](https://cdn.ebn.co.kr/news/photo/202410/1641477_652482_1235.png)
국내 철강업계가 미국 대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 대통령 선거가 오는 11월 5일로 일주일여 가량 남은 가운데 철강업계에서는 트럼프, 해리스 후보 중 누가 되든 난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재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 카멀라 해리스 후보가 초박빙으로 승패를 예측하기 어렵지만, 두 후보 모두 자국 산업 우선주의로 관세, 수출입 규제 등 무역 규제가 더 강화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와 해리스 두 후보 모두 미국 철강 산업 보호와 자국 생산 강화 정책을 펴는 것은 공통점이다. 만약 트럼프 후보가 재집권할 경우 철강 '수입 관세'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2018년 당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미국의 안보 강화를 명목으로 미국으로 수입되는 철강 및 알루미늄 수입에 대해 각각 25%, 10%의 보편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현재 한국은 관세 대신 쿼터 부과국이다. 연간 대미 수출 쿼터는 263만톤으로 이는 2015~2017년의 70% 수준에 불과하다. 문제는 향후 232조가 재산정으로 쿼터 부과국에 대한 수입쿼터 축소 가능성이 제기된다는 점이다.
한국무역투자진흥공사는 "트럼프 후보는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환경 규제 완화에 중점을 두며 리쇼어링을 촉진할 것"이라며 "보편 관세 도입으로 인한 수출 비용 증가와 가격 경쟁력 약화, 글로벌 무역 환경의 불활실성 심화 등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산업연구원도 "트럼프 재집권 시 232조 무역규제가 강화될 경우 한국 철강 수출에 직접적 영향이 예상된다"며 "과거 쿼터 물량 개정 협상의 지속적 요구에도 불구하고 232조 시행 이후 한국은 대미 철강 교역에서 지속적으로 흑자를 달성하고 있어 규제 완화에 불리한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해리스 후보가 집권해도 철강업계는 녹록치 않은 상황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해리스 후보는 탈탄소와 친환경 정책을 내밀고 있어 '탄소 관세'가 생길 수도 있다. 해리스 후보는 현재 수입철강재 탄소세 부과, 수입품의 탄소집약도 조사 의무화를 목적으로 하는 '프루브 잇 액트'(PROVE IT Act), '스틸 모더나이제이션 액트 2024'(Steel Modernization Act of 2024) 등을 발의한 상태다.
해리스 후보가 집권하면 불공정무역 제재 강화, 탄소중립 목적의 수출입 규제 도입으로 수출 시장 및 수출 품목의 불확실성이 증대될 수 있다. 특히 2022년 발의된 청정경쟁법(CCA)이 현실화된다면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및 타 국가의 탄소무역 규제로 파급될 수 있어 판재류가 주력 수출품인 한국 철강 산업에 큰 위기 요인이라는 게 산업연구원 측의 설명이다.
반면에, 청정 에너지 및 친환경 제품용 고기능성 철강재의 경우 수요가 증가할 수 있으므로 직접 수출과 수요산업의 수출 호조로 국내 철강 수요 증가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철강업계에서는 미국 대선 향방을 계속 예의주시하며 결과와 향후 실행되는 정책에 따라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제철은 미국 수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 미만으로 크진 않다. 그러나 현대차그룹의 미국 시장 전략에 따라 앨러배마와 조지아주에 생산공장을 갖고 수요에 대응하고 있는 만큼 향후 대선 결과에 따라 기민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동국제강그룹은 동국씨엠이 미국 수출 비중이 높다. 특히 컬러강판은 수출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5%에 달한다. 문제는 미국은 수익성이 높은 전략 시장인데 이번 대선에 따른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이에 동국제강그룹은 수익성 중심의 '고부가가치' 제품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동국제강그룹 관계자는 "미국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든 자국 우선, 보호무역주의 기조이기 때문에 철강업계에는 우호적이지 않다"며 "특히 수출 비중이 높은 동국씨엠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건축용 프리미엄 컬러강판 '럭스틸', 가전용 프리미엄 컬러강판 '앱스틸' 등으로 수익성을 방어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