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미건설이 시공 중인 뉴브 클라우드힐스 외경.@EBN
우미건설이 시공 중인 뉴브 클라우드힐스 외경.@EBN

우미건설이 국내 부동산 시장 침체로 찬밥 신세가 된 지식산업센터를 이달 중 공급하는 등 역발상 승부수를 띄웠다. 우미건설을 필두로 한 컨소시엄(여러 기업체가 공동으로 수주하는 모임·컨소)은 잘 갖춰진 교통과 주변 기업 간의 연계성을 강조하며, 해당 단지에 대한 홍보를 적극 나선 상황이다.

그러나 단지 인근 공인중개사들은 "사업지 주변으로 지식산업센터가 과포화 상태인 데다, 매수자 급감으로 분양률이 저조할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30일 EBN이 취재한 내용을 종합하면, 우미건설 컨소시엄은 이달 중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 일원에 '뉴브 클라우드힐스(마곡 R&D 센터 D-13BL, 지식산업센터)'를 공급할 계획이다.

뉴브 클라우드힐스는 마곡동 779-1번지 일원에 지하 4층~지상 11층, 연면적 9만9651㎡로 지어진다. 오피스(업무시설)와 함께 근린생활시설로 구성되며, 업무시설은 총 272실로, 이 중 156실은 분양, 116실은 임대를 통해 공급된다.

우미건설 측은 해당 사업지 주변에 LG, 코오롱, 롯데 이랜드 등이 입주해 있어 기술적·비즈니스적 교류가 쉽고, 네트워크를 확장할 수 있는 등 기업 간의 연계성이 돋보인다며 홍보에 나선 상황이다.

뉴브 클라우드힐스 인근에 위치한 한 지식산업센터 실내 모습, 공실률이 50%에 달한다.@EBN
뉴브 클라우드힐스 인근에 위치한 한 지식산업센터 실내 모습, 공실률이 50%에 달한다.@EBN

하지만 현장에선 해당 사업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사업장 주변으로 지식산업센터가 이미 과포화 상태인 데다, 매수자들의 관심도 부동산 활황기(2019~2022년말)보다 현저히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듯 앞서 분양에 나섰던 지식산업센터들의 분양률과 입주율도 매우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식산업센터란 산업용부동산(수익형부동산)의 일종으로 제조업, 정보통신업, 연구개발업 등의 다양한 기업이 입주할 수 있는 복합업무 시설을 뜻한다. 수익형부동산은 낮은 기준금리가 유지되던 부동산 활황기 시절 아파트 대체제로 꼽히며 투자자들에게 유리한 투자처로 평가받았지만, 2023년 초 기준금리가 대폭 오름과 동시에 매수자들의 관심도 사그라들기 시작했다.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서 공인중개업을 운영하는 A씨는 "고금리 현상 지속으로, 지식산업센터를 찾던 매수자들도 급격히 줄게됐다"며 "인기 급증으로 공급됐던 매물들은 넘쳐나게 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A씨는 "마곡지구에선 '마곡 아이파크 디어반'이 가장 높은 인기를 끌고 있지만, 분양률은 50%에도 못미치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실제 취재진이 현장을 찾은 결과, 마곡지구 인근에 위치한 지식산업센터들의 공실률은 다소 심각해 보였다. 평일 점심시간(오전 11~1시)임에도 불구하고 건물 내부에서 외부로 나오는 유동인구는 극 소수(10명 내외)에 그쳤다.

서울 강서구 상업업무용 부동산 거래량.@피알본
서울 강서구 상업업무용 부동산 거래량.@피알본

식어버린 지식산업센터에 대한 인기는 통계로도 나타났다. EBN이 부동산 정보업체 피알본에 요청한 자료에 따르면, 올 1~8월 서울 강서구 상업업무용 부동산 거래량은 1637건으로 추정됐다. 이는 최근 9개년(2016~2024년) 중 두 번째로 낮은 매매량이다.

서울 강서구 상업업무용 부동산 매매량은 2017년 1만5894건에 달한 이후, 2020년 2882건까지 하락했다. 2021~2022년 다시 3000건을 웃돌았으나, 2023년 1452건, 2024년 1637건에 그쳤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지식산업센터의 주 고객은 사업을 새롭게 시작하는 스타트업인데, 경기 불황으로 스타트업도 대폭 급감한 상황"이라며 "고금리 현상이 계속되는 데다 공급량도 너무 많은 상태라 수요자들의 매우 신중한 선택이 필요해 보인다"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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