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폭력사태가 발생한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현장. [제공=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https://cdn.ebn.co.kr/news/photo/202410/1641865_652954_346.jpg)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난항으로 갈등을 겪고 있는 HD현대중공업이 노사간 폭력사태로 시름이다. 노사간 대치 상황이 계속되면서 임단협 장기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31일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노조)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 30일 오전 부분파업 진행 중이던 노조와 사측 경비대가 천막 설치를 두고 대립하는 과정에서 양측간 물리적 충돌이 빚어졌다.
양측 충돌은 30일 오전 10시 30분께 울산 조선소 내에서 부분파업을 진행 중이던 노조가 그늘막 설치를 시도하면서 벌어졌다. 사측 경비대가 이를 막고 설치된 천막을 철거하려고 나서면서 양측간 충돌이 발생했다.
한 시간여 벌어진 충돌 끝에 10명 내외의 인원이 다쳐 119와 사내 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에 옮겨졌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 경비대의 폭행으로 지부 임원이 코뼈가 골절되는 등 스무명 이상의 조합원이 크고 작게 다쳤다”면서 “이같은 폭력 사태로 전날 실무 교섭은 진행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금속노조는 전날 폭력사태에 대한 성명을 내고 “사측 경비대의 집단 폭력으로 파업 중인 노동자 수십명이 다치고 병원으로 이송됐다”면서 “사측은 1000명에 달하는 경비대와 관리자들을 이끌고 파업 대오에 물리적 폭력을 행사했다”고 규탄했다.
이어 “파업은 헌법이 정한 노동자의 기본권이며 사측이 이를 물리적 폭력으로 파괴할 수 있다는 명분은 어디에도 없다”면서 “당국은 이번 현중 폭력행위를 엄정 조사하고 처벌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노조는 이날 고용노동부 울산지청 앞에서 항의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전날 물리적 충돌 속에 사측 경비대가 상황을 말리려 출동한 경찰을 제압하는 등의 헤프닝도 벌어졌다. 울산 동부경찰서는 해당 경비대원을 연행해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조사 중이다.
노사간 충돌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달 10일과 이달 10일에도 노조의 부분파업 중 사측 경비대와 마찰을 빚으며 부상자가 발생한 바 있다. 사측은 노조를 특수상해·업무방해·재물손괴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고, 노조도 공동상해·폭행죄로 사측을 맞고소했다.
양측 갈등의 골이 깊어진 상태로 교섭도 이렇다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이달 21일 한달 여 만에 멈췄던 협상을 재개해 대화의 물꼬를 튼 상황이지만 여전히 주요현안에서 이견이 큰 상태.
노조측은 연이은 파업을 병행하며 기존 요구안 관철에 매진하고 있다. 노조는 △기본급 15만98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성과금 산출기준 변경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측은 조선업황이 호황을 맞은 만큼 조합원들에게도 합당한 성과보상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노조는 지난 18일 이후 7시간 줄파업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주에도 22~25일 나흘간 7시간 부분파업이 이어졌고 이번주 역시 지난 28일을 제외하고 연속 7시간 파업을 계속할 계획이다.
HD현대중공업 사측 관계자는 “노조가 사내 물류거점 도로에 천막을 설치하며 불법 점거를 시도해 이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일부 충돌이 빚어졌다"며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부상자가 발생한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향후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노사는 대화를 계속 이어나간다. 이날 오후 30차 본교섭은 예정대로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