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D현대중공업노사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을 한 달여 만에 재개했다. 노조가 강도 높은 부분파업을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주가 올해 임단협 타결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21일 27차 본교섭을 시작으로 2024년도 임단협 협상을 재개했다. 사측이 먼저 손을 내밀면서 양측이 교섭장에 다시 마주했다. 노사는 이번주 매일 본교섭과 실무교섭을 진행해 교섭 마무리에 집중할 방침이다.
노조는 지난주 연이은 파업을 진행하면서 물류 동선을 막고 생산에 직접 타격을 주는 식으로 파업 수위를 높였다. 노조 측은 “이번주 파업을 이어가며 교섭 상황에 따라 다음 주 파업 전술을 결정할 것"이라며 “사측 의지에 따라 대화와 투쟁 모두 준비돼 있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사측과 대화에 나서는 동시에 22~25일 나흘간 7시간 부분파업을 지속한다. 강도 높은 파업 전술로 사측의 교섭재개 요청을 끌어낸 만큼 교섭 우위를 지키고 요구안을 관철시킨다는 의지다.
대화의 장은 열었으나 사측은 여전히 긴장한 분위기다. 집중 교섭에도 노조가 ‘총력투쟁’의 태도로 파업강도를 높여나가고 있어 건조 차질을 우려해야할 상황. 경쟁사인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이미 올해 임단협을 끝내고 건조공정에 매진하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
노조는 사측의 제시안을 기다리고 있다. 앞서 지난달 25일 사측은 기본급 12만2500원(호봉승급분 3만5000원 포함)과 격려금 400만원+30만원(상품권), 중대재해 미발생 성과금 등을 2차 제시안에 담았다. 그러나 노조는 조합원 기대에 못 미친다며 이를 거부했다.
노조는 △기본급 15만98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성과금 산출기준 변경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측은 조선업황이 호황을 맞은 만큼 조합원들에게도 합당한 성과보상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본급 인상안만 봐도 양측의 격차는 매우 크다. 호봉승급분 3만5000원을 포함할 경우 노조의 요구는 19만4800만원에 달한다. 사측 2차 제시안과 7만2300원이 벌어진다. 올해 경쟁사들의 최종 합의안(기본급 12만원 전후 인상)과 비교해도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양측이 얼마나 전향적인 자세로 나서느냐에 따라 임단협의 끝맺음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장기화하는 노사 갈등에 지역사회도 나서 조속한 교섭 마무리를 촉구하고 있다. 울산상공회의소는 최근 성명서를 내고 “지금은 노사가 힘겨루기할 때가 아니라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고 경기 회복세를 최대한 살려야 한다”고 밝혔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지난 21일 노조측과 교섭을 재개해 대화하고 있다”면서 “그동안 파업상황에도 현재까지 생산 차질은 발생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공정 지연 등이 없도록 조속히 임단협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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