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현대중공업 노동조합]
[제공=현대중공업 노동조합]

HD현대가 연이은 수주 낭보에도 노동조합과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조선업계 맏형인 HD현대중공업의 임단협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HD현대삼호, HD현대미포까지 3사 노조가 합심해 줄파업을 이어가면서 3개월 가까이 현장이 시끄러운 상황.

현재까지 건조공정의 차질은 발생하고 있지 않지만 파업은 지속적인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연말까지 주요 프로젝트의 건조논의가 계속되는 가운데 파업 이슈로 인한 납기 신뢰도 저하가 우려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18일 7시간 부분파업을 진행했다. 노조는 지난 7월 조합원 투표로 파업을 가결한 뒤 현재까지 4~7시간 부분파업을 14차례나 이어왔다.

HD현대 산하 조선 3사의 임단협은 난항을 지속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달 25일 사측의 2차 제시안에 곧바로 거부의사를 밝힌 뒤 잠정 교섭중단을 선언한 상태.

사측은 1차 제시안에서 기본급 10만2000원 정액인상, 격려금 400만원 지급을, 2차 제시안에서는 기본급 12만2500원(호봉승급분 3만5000원 포함)과 격려금 400만원+30만원(상품권), 중대재해 미발생 성과금 등을 제안했다.

하지만 노조의 기대치와는 여전히 격차가 크다. 노조는 △기본급 15만9800원 인상 △성과금 산출기준 변경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올해 경쟁사들의 최종 합의안(기본급 12만원 전후 인상)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노조측은 조선업황이 호황을 맞은 만큼 조합원들에게도 합당한 성과보상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동종업계 최고 수준 대우에도 노조는 강경한 태도로 파업 강도를 높여나가고 있다. HD현대 산하 조선 3사(HD현대중공업, HD현대삼호, HD현대미포) 노조는 지난 11부터 공동파업에 힘을 모으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현중과 미포 노조가 합동으로 파업집회를 열었다. 3사 노조는 이달 중하순 총파업 카드를 꺼내들 준비를 하고 있다.

사측은 노조의 계속된 몽니에도 의지를 보이고 있다. 지난 1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소환된 이상균 HD현대중공업 대표는 최근 노사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갈등 해결에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사갈등 및 파업 문제 해소에 사측이 매듭을 풀어가야 한다는 김태선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적에 이 대표는 "명심하겠다"고 답했다.

HD현대 조선업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현재까지 총 169척, 188억4000만 달러(25조6789억원)의 수주고를 기록 중이다. 연간 수주 목표 135억 달러의 139.5%를 채웠다. 이같은 수주 호조에도 마냥 기뻐하긴 어렵다. 늘어난 일감만큼 바쁘게 움직여야 할 건조현장이 연이은 파업으로 어수선한 탓이다.

현 파업 상황이 생산 차질을 빚을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총파업으로 확대될시 상황은 달라진다. 노조가 전면 파업에 나선다면 공정 지연은 불가피한 상황. 파업이 향후 수주 상황에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된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조선사들의 임단협이 마무리됐지만 현대중공업의 갈등이 길어지고 있어 자칫 총파업 등으로 인한 건조현장의 타격으로 이어질까 우려된다"면서 "모처럼의 조선업 호황을 잘 넘기기 위해서라도 양측이 소모적인 갈등을 자제하고 전향적인 자세로 성실히 교섭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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