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연합]](https://cdn.ebn.co.kr/news/photo/202410/1641887_652989_5444.jpeg)
인공지능(AI) 열풍에 AI칩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한 엔비디아의 왕좌 탈환을 위해 자체 AI칩 개발에 착수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오픈AI도 그중 하나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오픈AI는 자체 AI칩 개발에 착수했다. 자체 AI칩 개발을 위해 오픈AI는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 파운드리 업체 TSMC와 함께 개발에 착수한다. 브로드컴에서 AI칩 설계를 담당하고, TSMC가 생산을 담당해 오는 2026년까지 제작하는 것이 목표다.
이번 사업 방향성을 두고 오픈AI가 단기적으로 반도체 파운드리 야망을 접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당초 오픈AI는 AI용 반도체를 직접 설계·제작해 ‘엔비디아 의존’에서 벗어나려 했으나, 파운드리(제조)는 막대한 투자·시간이 필요해 설계만 자체적으로 하는 것으로 계획을 좁혔다는 해석이다. 사실상 엔비디아가 설계하고 TSMC가 제조하는 AI칩이 아닌 대안책을 찾고 있지만 현재까지 마땅한 대책이 없음을 증명하는 행보기도 하다.
오픈AI의 미래 전략이 상세하게 공개된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오픈AI는 아마존, 메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대기업과 함께 파트너십, 내외부 방식을 혼합하는 방식으로 칩 공급 확보 및 비용 관리를 위해 힘써왔다.
오픈AI와 브로드컴, TSMC의 협업에 따라 당초 AI칩 생산을 위해 구축될 것으로 알려졌던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은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네트워크 구축보다 직접 칩 설계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돼서다.
앞서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과 협력해 칩 제조를 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이를 위한 자본 조달 방안을 검토해 왔다. 이를 위해 ‘AI 반도체 동맹’ 구축을 도모, 지난해 6월, 올해 1월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올해 1월에는 삼성전자 평택 공장의 반도체 생산라인을 보고, 삼성, SK 최고 경영진과의 회동도 진행했다. 회동에서 샘 올트먼은 삼성과 SK와 AI칩 생산을 위해 협력할 수 있기를 도모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오픈AI가 자체 AI칩 개발로 눈을 돌리는 이유는 의존성 탈피를 위해서다. 현재 엔비디아의 시장 점유율은 90%에 달하는 상황으로, 사실상 독점 체제에 가깝다. 오픈AI는 엔비디아의 주요 고객사 가운데 하나다.
오픈AI는 한화 약 208조원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몸값이 비싼 AI 스타트업이다. AI 모델 훈련에 엔비디아의 AI 가속기를 사용해왔다. 다만 엔비디아 칩 가격 상승, 공급 부족에 따라 칩 자체 수급 방안을 모색해 왔다. 이를 위해 글로벌 대형 투자를 유치하고 AI 반도체 회사 설립, 전용 파운드리 공장 구축 등의 청사진도 그렸으나, 시간과 비용적 측면을 고려해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AI와 브로드컴의 협업설은 올해 7월 논의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그간 오픈AI는 칩 다각화 및 비용 절감 등을 위해 다양한 해법을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AI칩 수요에 발맞춰 엔비디아 칩과, AMD 칩을 병행해 사용할 예정이다. 파운드리에 막대한 자본 투입이 필요하고, 현재로서는 타사와의 협력을 통해 칩 생산이 보다 현실적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오픈AI의 구글 따라하기 가능성도 제기된다. 구글이 브로드컴과 설계 협력해 전용 AI 칩인 텐서처리장치(TPU)를 만들고 TSMC에서 제조하는 것에서 힌트를 얻어, 오픈AI도 AI 서비스를 위한 추론 전용 칩을 ‘브로드컴 설계, TSMC 제조’로 만들고자 한다는 시각이다.
오픈AI 외에도 자체 칩 생산을 위해 빅테크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활로를 모색 중이다. 엔비디아의 AI칩 만을 바라보기에는 의존도가 높다는 판단에서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는 데이터센터 운용비 절감을 위해 AI 훈련 및 추론에 AMD 칩을 대량으로 사용하고 있다. 다만, AMD도 TSMC의 파운드리를 이용하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