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면축제에 참여한 맛집 중 높은 인기를 끈 4곳을 1년 내내 '구미시 대표 맛집'으로 소개할 계획입니다. 이런 맛집들을 매년 늘려나가면서 구미를 '라면 맛집 성지'로 만드는 것이 저희들의 최종 목표입니다. "
구미시가 구미를 '라면의 도시'로 띄울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구미시는 1일부터 3일까지 열리는 제3회 '2024 구미 라면 축제'에 서바이벌 대회 요소를 더했다.
참가업체가 우수업소로 선정되면 '라면 맛집 인증 현판'을 증정받고 시 대표 맛집으로 육성되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우수업체에 사업 확장의 기회를 부여함과 동시에 시는 라면맛집을 통한 도심 활성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단순한 먹거리 축제를 넘어 식품산업관광(FIT·Food Industry Tourism)의 새 모델을 제시한다는 게 구미시의 계획이다. '대전'에 맛있는 빵집이 널려있다고 인식되는 것처럼 '구미'하면 맛있는 라면을 떠올리게 하겠다는 것이다.

구미시가 이 같은 자신감을 보이는 것은 '구미에서 먹는 라면'에는 확실한 차별점이 있기 때문이다.
구미시에는 전국에서 팔리는 신라면의 75% 이상을 생산하고 있는 농심 공장이 소재하고 있다. 이곳에서 갓 튀겨낸 신선한 라면이 축제의 주요 재료로 활용된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갓튀겨낸 라면 저희는 '갓 라면'이라고 하는데 금방 튀긴 라면은 굉장히 고소하고 맛있다"며 "갓 튀긴 라면으로 이색 요리를 준비하고 있다는 게 국민들의 호감과 사랑을 받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구미시를 라면의 성지로 만들겠다는 구상은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실제 입소문을 타고 라면축제의 방문객이 매년 늘어나고 있다는 반응도 많았다.
지난 1일 기자가 방문한 라면축제 첫날에는 궂은 날씨에도 수많은 인파로 가득차 있었다. 점심시간 직후인 오후 2시에도 축제장의 취식 부스는 빈자리가 없을 정도였다.

매년 라면축제에서 부스를 운영한 한 참가자는 "올해는 비가 오는데도 지난해보다 사람이 많은 것 같다"며 "개막식도 열리지 않은 시간에 이정도 인파면 저녁 시간과 주말인 내일부터는 더 많이 몰릴 것 같다"고 말했다.
라면 시식을 기다리는 한 참가자도 "작년에도 왔었는데 이정도로 오래 기다리지는 않은 것 같다"며 "비가 와서 그렇지 작년보다는 (기온이) 따뜻해서 사람들이 더 많이 몰린 것 같다"고 전했다.
라면 축제는 지역 경제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지난해 축제에선 관람객 10만 명을 돌파했다. 이중 36%가 구미 외 타 지역 관람객으로 집계됐고, 축제 기간 중 구미시 내 소비금액은 축제 직전 일주일 대비 17% 늘었다. 축제를 통한 지역 활성화를 꾀하겠다는 구미시의 계획이 분명한 효과를 내고 있다는 얘기다.
김 시장은 "지난해 라면축제에는 약 10만명의 인파가 몰렸는데 올해는 조금 더 따뜻한 시기에 열 수 있게돼서 더 많은 방문객이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축제는 '세상에서 가장 긴 라면 레스토랑'을 주제로 구미역에서 직선거리로 475m 길이로 축제장이 조성됐다.
엄격한 심사로 선발된 구미 지역 셰프 15인과 전국 유명 라면 맛집 3곳이 참여해 라면을 활용한 각양각색의 요리를 선보인다. 18개 업체 중 가장 인기를 끈 4곳은 '구미 대표 라면 맛집'으로 선정된다.

이날 취식 부스보다 많은 인파가 몰린 곳은 농심 부스다. 이번 축제 기간 농심은 지난 9월 출시한 신제품 '툼바' 시식 부스를 운영 중이다.
'툼바'는 수년 전부터 SNS에서 유행하던 신라면 투움바 레시피를 제품화한 것이다. 매운 신라면에 치즈와 생크림을 넣어 고소한 맛과 꾸덕꾸덕한 식감을 구현한 것이 신제품의 특징이다.
축제 기간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쓰레기를 최소화하기 위해 축제장 내 모든 라면 식당에선 다회용기를 쓴다. 관람객들이 각종 음악 공연을 즐기며 라면을 먹을 수 있도록 식음 구역도 별도로 조성했다.
윤성진 라면축제 총괄기획단장은 "이번 라면 축제는 지속가능성을 우선으로 기획됐다"며 "친환경 축제는 물론 이번 축제를 통한 맛집 업소 발굴이 구미시를 '라면 맛집 성지'로 만들면서 관광과 지역 산업의 활성화가 상설화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