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1분기부터 이어진 삼양식품의 '라면업계 나홀로 상승'이 3분기까지 이어졌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급성장할 것으로 보이는 삼양식품과 달리 라면업계 1, 2위인 농심과 오뚜기의 영업이익은 감소를 기록했다.
당초 시장이 예상했던 삼양식품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기준 업계 1위가 들어맞으면서 라면업계 지각변동도 현실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라면 업계 3사 중 삼양식품만 3분기 영업이익 상승을 기록했다.
이날 삼양식품은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4389억원, 영업이익 873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1%, 101% 증가했다.
삼양식품은 해외부문 성장세를 바탕으로 3분기에도 호실적을 달성하며 1~3분기 누적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지난해 연간 실적을 넘어섰다.
실적을 견인한 3분기 해외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늘어난 3428억원으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8%에 달했다. 해외판매법인을 중심으로 한 현지 맞춤형 전략과 미국 및 유럽 내 불닭브랜드 인기 확산이 매출로 이어지며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1% 상승한 873억원을 기록하며, 3분기 연속 20%대의 영업이익률을 실현했다.
한편, 1~3분기 누적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한 1조 2491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액(1조 1929억원)을 뛰어넘었다. 누적 영업이익은 131% 늘어난 2569억원을 기록했다. 누적 영업익은 이미 올해 상반기 전년도 연간 실적을 넘어선 바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아시아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등에서도 불닭브랜드 경쟁력을 인정받으며 글로벌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며 "최근 신설한 인도네시아, 유럽판매법인이 현지 시장에 안착하고 내년 밀양2공장이 완공되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농심과 오뚜기는 영업이익 하락을 기록했다.
농심은 해외 사업 호조에도 국내 및 중국 사업 침체로 3분기 영업이익이 30% 이상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심은 2024년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8504억 원, 영업이익 376억 원을 기록했다고 14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0.6%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32.5%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4.4%를 기록했다.
해외사업 매출은 크게 늘어났다. 국내 수출(+33.5%)을 중심으로 미국(+1.4%), 일본(+20.3%), 호주(+15.4%), 베트남(+20.4%)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국가별 식문화를 고려해 신브랜드 라인업을 확대하고, 거래선 정비로 직거래 비중을 늘려 보다 적극적인 마케팅을 진행한 효과로 분석된다.
다만 국내 내수 및 중국사업은 어려움이 있었다. 국내 내수사업은 경기 둔화 영향으로 시장규모가 축소되며 특히 스낵(-6.6%), 음료(-13.8%) 카테고리에서 감소폭이 컸다.
중국사업도 현지 소비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특히 온라인 채널 판매가 부진해 매출이 감소(-21%)했다.
3분기 영업이익은 내수시장 침체에 대응한 판촉비 증가와 해상운임을 포함한 수출 비용 등 경영비용의 상승으로 전년대비 감소했다.
농심은 4분기에 신제품 및 미국시장을 중심으로 성과를 거두겠다는 계획이다.
농심 관계자는 "국내에서 큰 반응을 얻은 신라면 툼바를 4분기 글로벌 시장에 본격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며, 10월부터 가동을 시작한 미국법인의 용기면 라인 증설 효과를 통해 매출 및 이익이 개선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뚜기는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63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4%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9041억원으로 0.5% 줄었다.
오뚜기 측은 "해외 부문 매출과 이익은 소폭 증가했으나 국내 매출액은 증가가 미미했고 매출을 위한 판매비가 늘어 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3분기 실적이 차이를 보이면서 라면 업계 순위 변동도 예고되고 있다.
매출은 여전히 농심과 오뚜기가 삼양식품을 한참 앞서고 있지만, 수익성을 기준으로 두면 이야기가 달라진다는 점에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삼양식품이 4분기 영업이익까지 큰 상승을 보일 경우 3000억원대 연간 영업이익을 어렵지 않게 넘길 것으로 보인다"며 "이 추세가 지속될 경우 삼양식품은 영업이익 기준 업계 1위로 올라서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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