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수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부회장이 한온시스템 인수 본계약 체결 후 통합(PMI, post-merger integration) 추진단장을 맡는다. 이수일 부회장은 명실상부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의 가신으로 한국타이어를 글로벌 '톱10' 반열에 오르게 한 장본인이다.
이 부회장은 향후 한국앤컴퍼니그룹의 신성장 동력이 될 한온시스템에 한국타이어의 성공 DNA를 심는 작업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한국앤컴퍼니그룹을 타이어 회사를 넘어 '미래 모빌리티 테크 기업'으로 탈바꿈한다는 계획이다.
5일 타이어 업계에 따르면 한국앤컴퍼니그룹은 오는 12월 1일 자로 '2025년 임원인사'를 단행함과 동시에 '한온시스템 PMI 추진단'을 발족했다.
한온시스템 PMI 추진단장으로는 이수일 한국타이어 부회장이 선임됐다. 이 부회장은 한국앤컴퍼니그룹으로 편입될 세계 2위 자동차 열관리 시스템 생산 기업 한온시스템의 인수 절차를 마무리하고, 한국타이어 성공 DNA를 이식한다.
구체적으로 이 부회장은 연내 한온시스템 인수를 최종 마무리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친다. 현재 한온시스템 인수를 위해 남아 있는 절차는 역외 보조금 규정(Foreign Subsidies Regulation, FSR) 등 해외 정부승인, 한앤코가 보유한 구주와 유상증자로 발행되는 신주 대금 지급 등이다. PMI 추진단장인 이 부회장은 해당 작업을 마무리한다.
특히, 조현범 회장은 한온시스템 인수 본계약 당시 한온시스템 인수를 통한 시너지 창출을 강조했다. 또한, 한국앤컴퍼니그룹이 글로벌 톱티어로 올라설 수 있었던 기업 문화 '프로액티브 컬처'를 한온시스템에도 심겠다고 다짐했다.
이 부회장은 한국앤컴퍼니그룹과 한온시스템이 보유한 인적·물적 자원과 기술 등을 통합한다. 글로벌 기업인 한국타이어와 한온시스템의 영업 네트워크를 합치고, 통합 원자재 공급망 관리 시스템을 꾸린다. 업무 프로세스도 융합해 그룹 차원의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도록 만든다는 계획이다.
한국타이어의 성공 DNA인 프로액티브 컬처 이식도 핵심 과제 중 하나다.
조 회장은 한국타이어의 성장을 위해 임직원들에게 자발적인 주체가 될 것을 매번 주문했다. 이에 이 부회장은 한국타이어의 주체적으로 소통하고 서로 협업하는 기업 문화가 한온시스템에 자리잡도록 전폭 지원한다. 한온시스템 임직원이 한국앤컴퍼니그룹 임직원과 자연스레 융화하도록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게다가 한국앤컴퍼니그룹은 한온시스템 강성 노조의 반대로 본계약 체결이 늦어지는 등 한 차례 내홍을 겪었다. 이 부회장은 본계약이 마무리될 때까지 노조를 설득하는 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이 한온시스템 인수 작업을 마무리하기 위한 적격자라는 게 업계의 전언. 그는 한국앤컴퍼니그룹이 필요로 하는 프로엑티브 리더의 표본으로서, 한국타이어를 글로벌 톱 클래스로 성장시켰기 때문이다.
또 40여년에 달하는 재직 기간 중 15년 이상을 해외에서 보낸 글로벌 시장 전문가다. 선진 시장과 신흥시장을 두루 거치며 풍부한 경험과 식견을 보유했다는 평가다.
치밀한 준비성과 남다른 분석 역량을 기반으로 유럽과 미국,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글로벌 경쟁사와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을 펼친 '전략통'이기도 하다.
조 회장 부재 당시에는 한국타이어 사장으로 회사를 이끌었다. 코로나19 발병으로 전 세계 항만이 마비됐을 때, 경영 능력을 발휘해 원자재를 확보하고, 주요 완성차 브랜드와 협력해 각지에 타이어를 생산·공급했다. 또한, 고부가가치 제품인 18인치 이상 타이어 판매를 확대하며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그 결과, 한국타이어의 팬데믹 기간인 지난 2020년부터 2023년까지 매년 양적·질적 성장을 이뤘다. 지난해에는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조 회장이 추진하던 세계 최초 전기차 전용 풀라인업 타이어 브랜드 '아이온(iON)'도 차별화된 마케팅을 펼쳐 성공적으로 출시했다. 이에 한국타이어는 미래 모빌리티인 전기차 시장을 선점한 타이어 브랜드로 평가받는다.
한국타이어의 위상은 수치로도 증명된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 크레던스 리서치(Credence Research)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글로벌 100대 타이어 업체 중 8위로 선정됐다.
조 회장은 지난 2014년부터 세계 2위 공조 기업 한온시스템의 가능성을 내다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이 조 회장의 10년 대계 완성을 이끌 적임자로 낙점됨에 따라 한온시스템을 포함한 한국앤컴퍼니그룹을 전기차 시대를 선도할 회사로 성장시키는 특명을 수행할 계획이다.
한국앤컴퍼니그룹 관계자는 “조현범 회장이 주문한 프로액티브 역량과 혁신의 현실화 가치가 인사에 그대로 반영됐다”며 “미래 모빌리티 테크 기업에 걸맞은 능동적인 인재들과 함께 성장을 가속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