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채권시장이 10월 한 달간 예상치 못한 변동을 겪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과 한국 국채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소식 등 긍정적 요인에도 불구하고, 미국 대선 후보들의 재정확대 정책 강조로 인한 미국 국채 발행 확대 우려가 국내 채권금리 상승을 견인했다.
8일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10월 장외채권시장 동향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3.110%로 전월 대비 0.108%p 상승했다. 2년 만기 국고채 금리 역시 2.964%로 전월 대비 0.151%p 상승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러한 금리 상승이 미국 대선 이후 미국 국채금리 추가 상승 가능성에 대한 우려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한 채권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재정 정책 방향이 국내 채권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월 후반 국내 3분기 GDP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0.1% 성장에 그치면서 11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제기되어 국채금리가 소폭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내 한국은행 총재의 "성장률이 통화정책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는 발언으로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약화되며 다시 상승 마감했다.
10월 채권 발행 시장은 활기를 띠었다. 회사채 발행이 크게 증가해 전체 채권 발행규모는 전월 대비 10조8000억원 증가한 87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회사채 발행은 전월 대비 6조원 증가한 16조1000억원을 기록했으며, 크레딧 스프레드는 AA-등급과 BBB-등급 모두 전월 대비 소폭 축소됐다.
ESG 채권 시장도 성장세를 보였다. 공공기관들의 발행 수요가 확대되며, ESG 채권 발행액은 전월 대비 9000억원 증가한 6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채권 매수세도 지속됐다. 10월 중 외국인은 국채 5조원, 통안채 3조6000억원 등 총 13조6000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의 국내 채권보유 잔고는 전월 말 대비 5조5000억원 증가한 268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시장 관계자는 "외국인의 순매수가 최근 3개월간 큰 폭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특히 9월 이후 통안증권의 순발행액 감소와 통안증권 대비 특수은행채의 투자매력도 확대로 10월 중 특수은행채를 포함한 기타 채권의 순매수가 올해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10월 말 기준 CD수익률은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하 및 발행 금리 하락 등으로 전월 대비 0.10%p 하락한 3.43%를 기록했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향후 미국의 정책 방향과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결정이 국내 채권시장의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