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제공=연합]](https://cdn.ebn.co.kr/news/photo/202411/1642770_654047_5720.jpg)
친(親)석유 행보를 보여온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하자 국내 정유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의 원유 생산량 증대로 유가가 하락할 가능성은 우려되지만 친환경 에너지 전환이 지연되고 석유제품 수요가 장기화됨에 따라 중장기적으로는 호재가 될 전망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이 내세웠던 에너지 관련 핵심 공약은 에너지 가격 인하와 완전한 에너지 독립 재달성이다. 특히 석탄·원유·천연가스 등 화석연료의 귀환이 빠르게 이뤄질 전망이다.
삼정KPMG는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당선인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대표되는 바이든 정부의 에너지 정책과는 반대 방향의 정책을 펼칠 것"이라며 "한국 기업들의 ESG 관련 부담은 완화되지만 에너지 전환 속도는 늦춰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트럼프 당선에 따라 미국 내 셰일 오일 생산 확대, 석유 업체에 대한 규제 및 세금 완화, 전략적 비축유 추가 확보 등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고 미국 내 원유공급이 확대되면서 중장기적으로 국제유가의 하향 안정화를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전유진 iM증권 연구원은 “트럼프의 재집권은 미국의 원유·천연가스 생산량을 재차 늘림으로써 에너지 가격 하향 안정화를 이끌 것” 이라며 “실제로 지난 트럼프 행정부 집권 1기 당시 화석 연료 시추 관련 규제 완화로 미국 내 원유 생산량은 빠르게 증가하며 역사적 고점을 경신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제공=GS칼텍스]](https://cdn.ebn.co.kr/news/photo/202411/1642770_654076_2136.jpeg)
최근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는 글로벌 메이저 오일 업체들의 심해탐사 움직임 역시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전 연구원은 “원유 탐사, 시추 부문 규제가 대폭 완화되고 관련 비용 부담도 축소될 것”이라며 “메이저 업체들의 심해 시추탐사 확대 트렌드는 더욱 가팔라지며 중장기적으로는 화석연료 수명을 더 연장하는 여건을 조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트럼프가 취임 직후 SPR을 집권 1기 레벨로 즉각 채우겠다고 밝힌 바 있어 단기 유가 충격이 불가피하다”면서도 “이는 에너지 가격 하락이라는 목표에 완전히 어긋나기 때문에 유가 상승을 감내하면서까지 SPR 단기에 채우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는 트럼프 집권에 따른 유가 하락이 단기적으로는 국내 정유사들의 영업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유가가 급격하게 하락할 경우 큰 폭의 재고 관련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단기적인 손실 가능성에도 트럼프의 에너지 정책은 국내 정유업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배출가스 규제 강화, 전기차 전환 촉진 등 친환경 정책은 휘발유, 경유 등 운송용 수요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했다.
트럼프 행정부에선 국내 정유 기업들의 친환경 투자 부담이 축소되며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친환경 에너지 전환이 지연되고 연료유 중심의 석유제품 수요가 장기화하면서 중장기적인 사업 안정성 유지에 기여할 전망이다.
재무부담 완화 효과도 기대된다. 유가 하향 안정화 기조가 가시화하면 매출채권, 재고자산 등이 상당 수준 감소함에 따라 기업들의 현금흐름이 개선될 전망이다.
법무법인 지평은 “트럼프 집권으로 정유업계에 석유 제품 수요 개선, 기업의 재무부담 완화, 안정적인 원유 도입 등 효과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