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가 글로벌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해외에서 인기를 이어갔다. 미국, 인도 등 주요 시장에서는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특히, 하이브리드 인기에 힘입어 해외 SUV 판매가는 2분기 연속 7000만원대를 유지했다.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따른 제값받기 전략이 빛을 보는 모양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현대차는 연결기준 올해 1~3분기 누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28조6075억원, 11조417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3% 늘었고, 영업이익은 2.6% 줄었다.
올해 1~3분기 판매량은 307만5742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로는 1.6% 감소한 수치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나름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센티브 지출이 늘어나는 등 자동차 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실제로 세계 1위 판매 기업인 토요타그룹은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4.7% 감소한 516만대를 팔았다. 2위인 폭스바겐그룹 또한 상반기에 2%가량 줄어든 430만대를 판매했다.
현대차의 권역별 판매량을 보면 한국을 제외한 해외 주요국 판매가 증가했다. 국내 신차 수요가 전년 대비 8.1% 감소한 가운데, 현대차의 누계 국내 판매는 8.5% 줄었다.
해외에서는 미국(2.6%↑), 인도(1.0%↑), 유럽(1.4%↑) 등 주요 시장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증가, 글로벌 점유율을 지켰다.
올해 3분기까지 주요 사업장 가동률은 ▲HMC(한국) 109.6% ▲HMMA(미국) 104.7% ▲HMI(인도) 98.6% ▲HAOS(튀르키예) 123.4% ▲HMMC(체코) 101.7% ▲HMB(브라질) 98.5% ▲HTMV(베트남) 48.3% ▲HMMI(인도네시아) 60.4% 등을 기록했다.
하이브리드 SUV 해외 인기가 내연기관차 수준으로 올라섰다는 점을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공장의 2세대 코나 하이브리드(3만385대), 4세대 투싼 하이브리드(4만9994대) 등 해외 수출량은 각각 코나(9만378대) 및 투싼 내연기관차(8만4904대)와 많게는 3배가량의 차이를 보였다.
올해 1~10월 수출량에서는 투싼 하이브리드(7만7473대)가 내연기관차(4만507대)를 넘어섰다. 코나 내연기관차(11만5127대)와 하이브리드(5만8465대)의 격차도 약 2배로 줄었다.
하이브리드 SUV 구매 증가로 차량 평균 가격이 상승하면서 해외 SUV 평균 판매가도 고공행진 중이다. 3분기 기준 해외 SUV 평균 판매가는 7093만원을 기록, 2분기 연속 7000만원을 상회했다. 국내 SUV 판매가가 5275만원에 머무른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전기차 성장 속도가 둔화될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하이브리드 수요는 지속해 증가할 방침이다. 이에 현대차는 전기차 리더십 확보에 집중하면서도 시장 수요에 따라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강화하겠다고 공언했다.
구체적으로 주요 사업장에서는 하이브리드 설비 공사를 진행 중이다. 현대차는 공장신증설을 위해 올해 말까지 3조6370억원을 투입한다. 일정에 따라 각 공장의 일부 라인이 보수에 돌입, 지난해 3분기 294만6000대에 달했던 생산능력은 3분기 기준 279만800대로 줄었다.
전기차 전용 신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등은 하이브리드 혼류 생산 체제를 갖춘다. 향후 각 공장의 신증설이 완성되면 현대차의 하이브리드 생산 능력은 더욱 늘어날 예정이다.
현대차는 "국내 시장에서 현대차는 2024년 상반기에는 스타리아 HEV, ST1 등을 출시하고, 3분기에는 캐스퍼 일렉트릭을 런칭해 시장의 니즈 변화에 대응했다"며 "해외시장에서는 급격한 시장 환경 변화에 선제적이고 유연하게 대처해 당사 사업의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