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막을 내린 ‘지스타 2024’는 단순한 게임 전시회를 넘어, 위기 속에 있는 한국 게임산업에 새로운 희망과 방향성을 제시했다. 올해의 슬로건 ‘당신의 지평선을 넓혀라’는 단지 행사 표어에 그치지 않고, 산업 전체에 던지는 중요한 메시지로 읽힌다.
한국 게임산업은 최근 몇 년간 내수와 글로벌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어왔다. 하지만 이번 지스타는 이러한 침체된 분위기 속에서 확실한 전환점을 만들어냈다.
44개국 1,375개사가 참여한 가운데 3,359개의 부스가 마련됐다. 이는 지난해보다 규모가 더욱 커진 수치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장 큰 관람객 수인 21만 5,000여 명이 현장을 방문하며 열기를 더했다. 숫자로도 증명된 성공은 지스타가 단순한 전시회를 넘어 한국 게임산업의 가능성을 다시금 확인시키는 자리였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점은 내용의 변화다. 단순히 게임을 보여주는 행사에서 벗어나, 이용자들이 게임을 직접 체험하고 피드백하며 소통하는 ‘시연의 장’으로 자리 잡았다. 모바일 게임을 넘어 PC, 콘솔 플랫폼으로 확장된 대형 게임들이 줄을 이었고, 관람객들의 시연 영상은 온라인을 통해 글로벌 시장으로 퍼져나갔다.
또 올해 지스타는 게임사와 이용자 간의 진정한 소통이 이루어진 장이었다. 행사장 곳곳에서 관람객들은 “이번 게임 정말 재미있었다”, “기대된다”는 평가를 주고받으며 활기를 더했다.
게임사 CEO들은 직접 부스를 찾아 이용자들의 플레이를 관찰하고 불편 사항을 확인했으며, 개발자들은 현장에서 이용자들과 대화를 나누며 다양한 피드백을 받았다. 시연, 피드백, 소통이라는 삼박자가 맞아떨어지며 이전과는 다른 분위기가 조성됐다.
그간 국내 게임산업은 매출과 실적에 초점을 맞춘, 일정 수준만 충족하는 게임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번 지스타에서 선보인 게임들은 이러한 한계를 넘어 이용자들을 매료시키는 매력적인 작품들로 채워졌다. 이는 한국 게임산업이 단순히 매출이 아닌 이용자의 경험과 만족을 중심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내 게임사들이 최근 1~2년간 위기를 겪은 이유는 글로벌 매출 부족 때문이 아니었다. 한국 게임시장은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까다로운 기준을 가진 시장이다. 이용자들은 게임의 퀄리티부터 운영까지 높은 수준을 요구하며, 이는 곧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중요한 척도가 된다.
이번 지스타는 이러한 이용자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한국 게임사들이 노력하고 있음을 증명했다. 국내 시장의 높은 기준을 충족시키는 과정이 곧 글로벌 시장에서 장기적인 성과를 만들어낼 원동력이 될 것이다.
‘지스타 2024’의 슬로건 ‘당신의 지평선을 넓혀라’는 단순한 문구가 아니다. 이는 게임사와 이용자가 함께 이루어야 할 공동의 과제다.
게임사는 더 높은 퀄리티의 작품으로 이용자들에게 감동을 전해야 하고, 이용자는 게임사에 피드백을 제공하며 발전을 도와야 한다. 이러한 상호작용이 이루어질 때 국내 게임산업의 지평선은 더욱 넓어질 수 있다.
이번 지스타는 침체된 게임산업 속에서도 가능성을 확인한 자리였다. 이용자와 게임사가 함께 소통하며 만들어가는 한국 게임산업의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지평선을 넓혀라’는 과제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