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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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가 창립 이래 처음으로 영업이익률 12%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은 완성차 기업이라면 모두가 꿈꾸는 목표다.

기아는 올해도 사명 변경 후 공약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비중 확대를 바탕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기아는 1~3분기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80조3006억원, 9조9507억원을 기록했다. 누적 영업이익률은 12.4%에 달했다. 

현재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 치운 지난해보다도 높은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1~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5조4803억원, 9조1421억원, 영업이익률은 12.1%이었다. 코로나19 이연 효과로 반사이익을 누렸던 지난해보다도 더 좋은 흐름이다. 

판매량은 감소했지만 실적은 양과 질적으로 모두 상승 곡선을 그렸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올해 1~9월 누적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한 231만9332대다.

전기차 생산을 위한 공장 설비 보수 및 일부 차종 단종으로 공장 가동률이 100% 이하(99.2%)로 떨어졌다. 하지만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비 6.4%, 8.8% 늘었다. 

전 권역에서 SUV 판매 비중이 증가한 덕에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했다. 1~3분기 국내 SUV 판매 비중은 65.1%로 전년 동기 대비 5.6%포인트(p) 뛰었다. 이 외에도 미국 77%(5.3%p↑), 서유럽 73.1%(6.2%p↑), 중국 56.1%(1.7%p↑) 등이 모두 상승 곡선을 그렸다. 

송호성 기아 사장의 전략이 적중했다는 분석이다. 지난 2021년 기아자동차는 31년 만에 '기아'로 사명을 변경하며 로고와 브랜드, 디자인에서 혁신을 시도하는 '플랜 S' 계획을 밝혔다.

이와 함께 선제적 EV 전환 및 국가별 전략형 자동차 판매 확대로 시장 볼륨을 늘리겠다고 했다. 그 결과 2021년 기준 평균 60%였던 SUV 비중은 현재 70%까지 올랐다.

지난 2020년 기아가 사명 변경을 앞두고 내건 재무 목표는 오는 2025년 영업이익률 6%다. 단 4년 만에 목표치의 두 배를 웃도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

올해 사업 계획을 상향 조정했다. 올해 초 내건 목표는 매출액과 영업이익, 영업이익률 각각 101조1000억원, 12조원, 11.9%다. 하지만, 3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매출액과 영업이익, 영업이익률 목표를 각각 105조~110조원, 12조8000억~13조2000억원, 12% 이상으로 제시했다.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은 잘 나가는 완성차 기업을 넘어 제조 기업이라면 한 번쯤 꿈꾸는 목표다. 업계 전문가들은 제조사가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면 성공적인 한 해를 보냈다고 평가한다.

완성차 업계에서 안정적으로 두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회사는 메르세데스-벤츠, BMW 그룹 등에 불과하다. 최고의 수익률을 기록하던 테슬라마저 최근 9~10% 사이를 맴돌고 있다. 

기아는 수익성 제고에 사활을 건 만큼 시장 상황에 맞춰 유연한 대응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친환경차 대체제로 평가받는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동력 전달 방식)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하이브리드차 판매를 늘린다. 

또한 미국에 있는 현대자동차그룹 전기차 전용 신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통한 하이브리드차 생산 검토에 돌입했다. 서유럽은 슬로바키아 현지 공장에서 하이브리드차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전동화 리더십 확보를 위한 노력도 더한다. 대중화 모델인 EV3를 글로벌 런칭하며 판매량을 발 빠르게 늘린다는 방침이다. 

기아는 "미국 시장은 K4, 카니발 HEV 신차 출시에 따른 라인업 확대로 전년비 판매 확대를 추진한다. 인기 모델인 스포티지, 텔루라이드, 쏘렌토 수요 기반 판매 확대도 지속한다"며 "서유럽은 대중화 모델인 EV3를 본격 판매해 광명 공장 4분기 판매 공백을 일부 만회하며, 인도시장은 2025년 볼륨 모델(A-SUV) 출시 준비 및 신규 네트워크를 확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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