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제공=현대자동차]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제공=현대자동차]

 

현대차그룹이 친환경 모델에 승부수를 띄운다.

현대차에 이어 현대모비스까지 EREV 연구개발 및 수주에 착수하겠다는 자신감을 드러내면서, 현대차그룹의 선구안이 통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선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Extended Range Electric VEhiche)'가 다시금 주목 받고있다. EREV는 과거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의 쓰임새에 밀려 사라질 뻔했던 파워트레인(동력 전달 방식)이다. 

27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EREV 신차 및 EREV 구동 제품 연구개발에 착수했다. 

현대차는 오는 2026년 말부터 EREV 양산에 돌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900km 이상의 주행가능거리를 확보해 북미 시장 8만대, 중국 시장 3만대 등 연간 총 11만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다.

내달부터 EREV 프로토타입 차량을 제작에 돌입하고, 연구개발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의 핵심 부품 계열사 현대모비스 또한 EREV 구동 시스템 개발을 약속했다. 현대차에 발맞춰 2026년 말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구동 시스템은 설계 검증 및 평가를 앞두고 있다.

EREV란 즉 '발전기로 움직이는 전기차'다. 내연기관(엔진)과 전기배터리가 모두 탑재됐지만, 차량은 전기로만 구동한다. 엔진은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기 역할만 맡는다.

[제공=제네시스]
[제공=제네시스]

 

기존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과 구별되는 부분이다. 하이브리드(H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는 내연기관에서 생성된 에너지와 배터리에 저장된 에너지 모두 동력원으로 사용한다. 사실상 내연기관차에 배터리가 보조 수단으로 활용되는 구조다.

반면 EREV는 내연기관을 발전기로만 활용한다. 이 때문에 변속기 및 각종 내연기관 부품이 필요하지 않다. 값비싼 배터리는 내연기관 에너지로 계속 충전할 수 있어 기존 전기차보다 30~50% 작은 배터리를 사용할 수 있다. 이중으로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셈이다.

게다가 배터리 기술 발전으로 주행거리도 더 길어졌다. 2010년대 초 개발된 초창기 EREV는 높은 배터리 원가와 기술 수준으로 항속거리가 PHEV보다 짧았다. EREV 기술이 PHEV에 밀린 이유다. 반면 최근 EREV는 900~1000km의 주행거리를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부족하더라도 이용 가능하다는 부분도 장점이다. 엔진을 발전기로 쓰기 때문에 충전 부담이 적다. 전기차 가격 및 충전이 부담스럽지만, 전기차에 가까운 차를 타고 싶은 소비자를 위한 최적의 선택지다. EREV가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떠오르는 이유다. 

하지만 EREV 시장은 중국이 독점 중이다. 주요 시장 조사 업체 등에 따르면 지난해 PHEV 판매량의 20%, 60만대가 EREV다. 중국의 리오토(Li Auto)를 필두로 화웨이 전기차 업체 아이토(AITO), 장안 자동차(Changan) 등이 EREV를 생산하고 있다. 

주목할 부분은 최근 EREV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폭스바겐그룹의 전기차 브랜드인 스카우트 모터스는 오는 2027년까지 EREV 모델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스텔란티스그룹의 산하 브랜드 램은 EREV 픽업트럭을, 포드 또한 상업용 밴 출시를 예고했다. 

일각에서는 현대차그룹의 EREV 관련 투자에 의문을 품는 의견이 있었다. 그러나 EREV가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둔화) 대응책 중 하나로 다시금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의 유연한 대응이 빛을 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EREV는 PHEV보다 효율이 높은 방식으로 구동할 수 있기 때문에 주목받는 것"이라며 "일부 지역을 위주로 PHEV 수요가 상당히 늘어나고 있다. PHEV보다 여러 부문에서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EREV로 옮겨가는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 [제공=현대자동차]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 [제공=현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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