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기후로 인한 글로벌 코코아 생산량 감소가 국내 제과 업계의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가격 인상은 현재까지 업계 전반으로 이뤄지고 있진 않지만 원재료가격 인상에 물류비, 인건비 등 제반 비용 상승까지 더해지면서 상황은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과 '빅3(롯데웰푸드·오리온·크라운해태)'의 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아직 가격 인상을 결정하지 않은 곳은 오리온 뿐이다.
해태제과는 다음 달부터 초콜릿 비중이 높은 홈런볼·자유시간 등 과제 재품 10개의 가격을 평균 8.6% 인상하기로 했다.
롯데웰푸드는 이미 지난 6월 가격을 올렸다. 빼빼로와 가나 초콜릿 등 17개 제품이 평균 12% 올랐다.
오리온은 초콜릿이 포함된 제품 가격 인상 여부를 검토 중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코코아 등 원자재 가격이 많이 올라 여러가지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가격 인상도 하나의 방안으로 보고 현재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오리온의 최근 가격 인상 시점은 2022년 9월이 마지막인 만큼 비용 부담이 누적됐을 것"이라며 "글로벌 제과 업계마저 줄줄이 가격을 올리는 상황에 인상을 미룰 수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롯데웰푸드가 가격 인상을 결정한 지난 6월 글로벌 제과 업계도 판매 가격을 올렸다.
글로벌 초콜릿 기업 페레로사가 국내에서 판매하는 킨더 초콜릿 4개입 가격도 지난 6월부터 1700원에서 2000원으로 17.6% 인상돼 판매 중이다. 페레로로쉐 가격도 인상됐다. 전체적인 인상폭은 7.9%~16.9%로, 평균 11.6% 올랐다.
허쉬도 국내 초콜릿 판매 가격을 인상시켰다. 이에 △허쉬밀크초콜릿 △허쉬아몬드초콜릿 △허쉬쿠앤크초콜릿 △허쉬쿠키초콜릿 40g의 판매 가격은 최대 1800원으로 12.5% 인상됐다.
이번 인상은 국제 원료 시장에서 초콜릿의 원료인 코코아 가격이 올 들어 급등한 배경이다.
지난 21일(현지 시간) 기준 코코아 선물 가격은 미국 뉴욕상품거래소 기준 톤 당 8635달러로 한 달 만에 16.8% 올랐으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104.3% 높은 수준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서도 뉴욕상품거래소(NYBOT-ICE)의 지난달 코코아 선물 평균 가격은 톤(t)당 7273달러로 전년 동월(3603달러)과 비교해 101% 급등한 것으로 조사됐다.
달러당 1400원을 넘어선 환율도 제품 가격 인상에 영향을 주는 가운데 고환율은 초콜릿 제품 뿐만아니라 식품업계 가격 전반에 상방압력을 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내 제과 업계 원재료는 해외 수입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부과 예고에 약세를 보이던 달러가 급격히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오전 9시 15분 기준 전 거래일 종가(1402.2원)보다 4.7원 오른 1406.9원에서 거래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앞으로도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3일에는 1410원을 넘어서 2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원재료 가격과 제반 비용 상승으로 식품업계 부담이 누적된 상황에 환율까지 이어지면서 수익 감소 압박을 받고 있다"며 "이 같은 추세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업계의 제품 가격 추가 인상까지 나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