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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시장에 신약 '레켐비'가 상륙하면서 새로운 바람이 분다. 레켐비는 알츠하이머병 초기 환자에게 효과가 있는 약물로 업계의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부작용과 가격 때문에 우려도 공존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에자이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레켐비주(성분명 레카네맙)를 국내에 출시했음을 알렸다. 레켐비는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원인물질 중 하나인 아밀로이드 베타(Aβ)를 제거하는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다. 치매의 진행 속도를 전반적으로 늦출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고 있다.
레켐비는 원인 물질을 제거해 알츠하이머병 질환 진행과 인지 기능 저하를 지연시키는 효과를 인정받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완전한 승인을 받은 최초의 항체 치료제다. 국내에서는 5월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경도인지장애 또는 경증의 알츠하이머병 성인 환자의 치료제로 허가받았다.
레켐비의 작용 원리는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진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의 축적을 막는 것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 약물은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 축적을 50% 이상 억제하는 효과를 보였다.
레켐비에 대한 국내 업계의 기대가 큰 가운데 이미 울산대학교병원은 지역 치매 환자 증가에 따라 레켐비를 이달부터 도입한다고 밝혔다. 울산대병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울산지역의 65세 이상 치매 환자 수는 1만4000여명으로 2015년 대비 약 68.9% 늘었다. 이로 인한 치매 관리 비용은 울산에서만 연간 2810억원에 달한다.
울산대학교병원 이외에도 레켐비를 도입하는 병원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통계청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자 10명 중 1명이 치매 환자일 정도로 그 심각성이 큰 데다 알츠하이머병은 전체 치매의 50~60%를 차지하는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어서다.
다만 레켐비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외국의 사례에서 일부 환자들이 뇌출혈과 뇌부종을 경험한 것으로 보고되면서 유럽과 호주의 보건 당국은 레켐비의 승인을 보류한 상태다. 약물을 사용했을 때 뇌졸중·뇌출혈·착란·경련 등 비정상적인 신호들이 포착되는 ARIA(아밀로이드 관련 영상 이상) 반응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가격에 대한 부담도 크다. 레켐비의 국내 가격은 이미 상용화된 미국과 일본 시장의 가격대와 유사한 수준에서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에서는 체중 70kg인 환자를 기준으로 연간 약 3000만원의 비용이 소요되고, 일본의 경우 체중 50kg 환자를 기준으로 연간 약 2000만원 수준의 비용이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 책정은 레켐비의 혁신성과 효능을 반영한 것으로 보지만 동시에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는 건 불가피한 일이다.
업계 관계자는 "레켐비의 국내 도입은 알츠하이머병 치료에 분명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라면서도 "신약 대부분이 그러하듯 부작용과 안전성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은 당연히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