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신경영을 선언하고 있는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 [제공=삼성]
1993년 신경영을 선언하고 있는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 [제공=삼성]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에 진출한 지 50주년을 맞이했다. 1974년 12월 6일,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의 과감한 결단으로 시작된 삼성의 반도체 사업은 한국 경제 성장의 상징이 됐다.

삼성전자는 지난 50년간 과감한 투자와 지속적인 연구 개발을 통해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하며 글로벌 반도체 시장을 선도해왔다. 지난해 9월 개발 발표한 현존 최대 용량 32Gb(기가비트) DDR5 D램(DRAM)은 1983년 64Kb D램과 비교하면 50만 배 증가했고, 반도체 매출 규모는 1975년 2억 원에서 2022년 98조 원으로 급성장했다.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은 1983년 '도쿄선언'을 통해 본격화됐다. 고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은 반도체 사업 진출을 공식 발표하고 기흥 공장 착공에 나섰다. 당시 아무도 성공을 예상하지 못했으나, 삼성은 6개월 만에 64Kb D램의 전 공정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1992년 삼성은 세계 D램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다. 이듬해인 1993년에는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1위를 차지했다. 이후 30여 년간 1위 자리를 지키며 업계를 선도해왔다.

이후 △1994년 256Mb D램 세계 최초 개발 △2002년 낸드플래시메모리 세계 1위 △2011년 세계 최초 20나노급 D램 양산 △2013년 세계 최초 3차원 수직구조 1세대 V낸드 양산 △2016년 세계 최초 10나노급 D램 양산 등의 기록을 써 왔다.

2022년에는 차세대 기술인 게이트올어라운드(GAA·Gate All Around)를 적용한 3나노 공정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고, 지난 4월에는 업계 최초로 1Tb(테라비트) TLC 9세대 V낸드 양산에 성공했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와 반도체 실적 부진으로 삼성전자 안팎으로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50년을 향한 도전이 시작되고 있다. 위기감은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서의 주도권 상실, 파운드리 사업에서 대만 TSMC와의 격차 확대 등이 주요 도전 과제로 떠오른데 기인한다.

이에 대응해 삼성전자는 근원적 경쟁력 회복을 위한 전방위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달 27일에는 반도체 경쟁력 회복에 초점을 맞춘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메모리 사업부를 대표이사 직할 체제로 강화하고, 파운드리 사업부 수장을 교체했다.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은 "삼성전자 반도체 50년의 역사가 시작된 기흥에서 재도약의 발판을 다져 새로운 100년의 미래를 만들겠다"는 다짐을 내놓기도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최근 "저희가 맞이하고 있는 현실은 그 어느 때보다 녹록지 않지만, 어려운 상황을 반드시 극복하고 앞으로 한발 더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 50주년을 맞아 별도의 기념행사를 열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20조 원을 투자하는 차세대 연구개발 단지 조성 등 미래를 위한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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