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SK그룹]
[제공=SK그룹]

SK그룹의 정기 임원 인사가 임박한 가운데 그 규모와 폭에 재계 관심이 쏠린다. 이미 연초부터 위기설 속 리밸런싱(구조조정) 작업을 대대적으로 벌여온 만큼, 이번 인사에 '신상필벌(信賞必罰)' 기조와 조직 쇄신에 대한 의지가 함께 반영될 전망이다.

3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이르면 오는 5일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SK그룹은 통상 12월 첫째 주 목요일에 연말 인사 명단을 공개해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도 예년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게 재계 공통된 시각이다.

지난해부터 계열사 축소 등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선 SK그룹은 임원은 물론, 실무진 단계의 팀장 직책 수 역시 최소화하라는 방침이 내려진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강조한 '운영개선(OI·Operation Improvement)' 속도와도 궤를 같이한다.

최 회장은 지난달 'CEO 세미나'에서 인공지능(AI) 사업 추진계획과 이를 위해 필요한 OI를 반드시 이뤄내야 할 전략으로 꼽은 바 있다. OI는 수익 마진과 지속 가능성 등 핵심 성과지표를 최적화해 사업 수익성을 높이는 경영 전략을 뜻한다.

최 회장은 "2027년 전후 AI 시장 대확장이 도래했을 때 SK그룹이 사업 기회를 제대로 포착하기 위해서는 운영개선을 통해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필수"라고 밝혔다. 이번 임원 인사가 '조직 슬림화'에 맞춰졌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앞서 SK그룹은 SK이노베이션의 주요 계열사인 SK에너지와 SK아이이테크놀로지, SK지오센트릭의 수장을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당면한 위기상황을 돌파하고,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기술 역량을 갖춘 사장을 새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또 SK그룹 계열사 가운데 가장 먼저 인사를 치룬 SK에코플랜트는 기존 임원 66명에서 23%에 이르는 15명을 감원했다. 이와 함께 반도체 관련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하이테크사업 조직'을 신설하는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이와 같이 이번 인사의 관건은 SK그룹 계열사 사장단 인사 폭과 임원 등 인력 조정이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박원철 SKC 대표이사 사장 등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주요 계열사 임원 10~20% 감축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SK하이닉스는 대대적인 승진 인사가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곽 사장은 고대역폭메모리(HBM) 성과를 바탕 속 부회장 승진 여부에 관심이 모이는데,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 변수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통합 법인의 수장이 된 박상규 총괄사장은 유임이 예상되며 추형욱 SK이노베이션E&S 사장도 유임 인사로 거론된다. SK텔레콤의 AI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유영상 사장 또한 그대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다.

다만 임원 인사의 경우 조직 슬림화와 사업 운영 효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추진될 수 있다. 앞서 조기 인사를 단행한 SK에코플랜트는 임원수를 66명에서 51명으로, SK지오센트릭은 231명에서 18명으로 줄인 상태다.

SK온 등 경영 실적이 부진한 계열사를 중심으로 임원 20% 감축설이 계속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올 초 219개에 육박했던 계열사는 합병·매각을 통해 연말까지 1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 한 관계자는 "SK그룹의 이번 인사는 다른 기업들의 인사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경영 환경이 급변하고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체질 개선을 꾀하는 만큼, 사장단 인사는 최소한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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