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각 사]](https://cdn.ebn.co.kr/news/photo/202411/1644365_655952_318.jpg)
재계 주요 기업들의 연말 임원 인사와 조직개편에 대한 윤곽이 잡혀가고 있다.
삼성·LG·현대차 등 재계는 2025년도 인사에서 미래 준비를 위해 △기술 전문가 인재 △효율화 △선제대응 조치 등을 키워드로 한 인적 쇄신책을 내놨다.
내달 5일 인사 단행이 예정된 SK그룹을 비롯해 나머지 기업들 역시 신상필벌(信賞必罰)에 기반한 혁신 인사 기조를 가져갈 것으로 점쳐진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5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통해 사장 승진 2명, 위촉업무 변경 7명 등 총 9명 규모의 인사를 단행했다.
'삼성 위기설'이 확산되는 가운데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11월에 인사를 단행, 불확실성이 큰 미래 경영 환경을 타개하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성과 탁월한 기술 인재 전면 배치"
특히 삼성전자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에 사장급 최고기술책임자(CTO) 보직을 신설했다.
메모리·파운드리 제조기술센터장, DS부문 제조&기술담당 등을 지낸 반도체 공정개발 및 제조 전문가인 남석우 사장이 CTO를 맡아 기술 경쟁력 강화를 주도한다.
급변하는 시장 트렌드와 경쟁 구도가 심화하는 가운데 미래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본원적 돌파구는 결국 '기술'이라는 판단이 깔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인사를 단행한 LG그룹 역시 연구개발(R&D)에 힘을 준 정기 임원 인사를 전개했다. LG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구광모 회장이 미래 사업으로 낙점한 'ABC'(인공지능·바이오·클린테크) 사업 중심으로 기술 인재를 대거 기용했다.
전체 신규 임원 중 23%(28명)가 ABC 분야에서 발탁됐다. 인공지능(AI) 분야에서는 3명을 신규 선임했으며 이들 모두 40대 젊은 기수로 채워 차세대 리더십을 보강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전체 R&D 임원은 218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LG는 권봉석 LG 대표이사와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등 2인 부회장 체제를 유지하되 기술진 임원은 역대 최대로 발탁, 미래 비전 실현에 방점을 찍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전과는 달라"…임원 조직 슬림화로 경쟁력 UP
'효율화'를 토대로 이뤄진 임원 조직의 슬림화도 이번 재계 인사의 주요 키워드다. 구조적 조정을 통해 조직의 유연성을 높이고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복안으로 읽힌다.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로 경영 여건이 어려워지는 가운데 급변하는 시장 환경과 기술 혁신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는 게 재계 시각이다.
지난 21일 지주사 ㈜LG를 비롯해 계열사별로 이사회를 열고 임원 인사를 단행한 LG의 경우 전체 승진 규모는 작년의 139명보다 18명 줄어든 121명으로 집계됐다.
LG에너지솔루션의 임원 승진자는 14명으로 작년의 24명(부사장 1명, 전무 4명, 상무급 19명) 대비 대폭 줄었다. 글로벌 대외환경의 불확실성 확대로 변화보다는 '안정'에 방점을 둔 것이다.
![(사진 왼쪽부터) LG에너지솔루션 한웅재 부사장, 은기 전무, 이한선 전무 [제공=LG에너지솔루션]](https://cdn.ebn.co.kr/news/photo/202411/1644365_655958_488.jpg)
승진자 중 한웅재 부사장은 2019년 LG화학 법무담당으로 입사 후 2020년부터 법무실장을 맡으며 다양한 법률 서비스 제공 및 소송·분쟁에 적극 대응하면서 당사 법적 리스크 최소화에 기여했다.
은기 전무는 2021년부터 현재까지 미국 GM JV 생산법인장을 맡으며 법인 조직 체계 구축 및 설비 운영 안정화를 주도했다. 북미 고객과의 JV경험을 바탕으로 타 JV 설립 지원에도 적극 기여해왔다.
이한선 전무는 2020년 특허담당, 2022년 특허센터장을 맡아 특허출원 증대 및 핵심 특허 확보, 특허 활용 전략 수립 및 소송 대응 등을 총괄하며 당사 특허 경쟁력 강화에 기여했다.
앞서 지난달 CEO 인사와 함께 조기 임원 인사를 낸 SK지오센트릭의 경우 업황의 악화를 고려해 임원 수를 기존 21명에서 18명으로 14% 줄였다. 또 SK에코플랜트 인사에서도 임원 수가 66명에서 51명으로 23% 축소됐다.
내달 초 정기 임원 인사를 앞둔 SK그룹이 임원 조직 슬림화에 무게를 둘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미 리밸런싱(조직 개편)을 통해 몸집 줄이기에 나선 SK는 이번 인사에서 임원 수를 20% 가량 감축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돌아온 트럼프'…선제적 대응 나서
글로벌 정세 불확실성이 커질 '트럼프 2기' 시대에 대응하려는 움직임도 본격화 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반도체지원법(칩스법)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폐지, 첨단제조세액공제(AMPC) 등 국내 기업들에 민감한 정책 역시 발빠르게 진행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서다.
북미 수출이나 투자 비중이 큰 업종을 중심으로 국제적 감각과 경험을 두루 갖춘 인사를 요직에 전면 배치하는 양상이 두드러진 것.
삼성전자는 파운드리사업부장에 미국에서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이끌어온 한진만 DS부문 미주총괄 부사장을 사장으로 앉힌다.
한 사장은 '22년말 DSA 총괄로 부임해 현재까지 미국 최전선에서 반도체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던 인물이다.
삼성전자는 "기술 전문성과 비즈니스 감각을 겸비했고 글로벌 고객대응 경험이 풍부해 공정기술 혁신과 함께 핵심 고객사들과의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현재의 파운드리 비즈니스 경쟁력을 한 단계 성장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현대차는 대표이사에 호세 무뇨스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북미권역본부장을 선임했다. 현대차 1967년 창사 이래 첫 외국인 최고경영자(CEO)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등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격량이 예고된 가운데 선제적 대응력을 높이는 인사를 단행했다는 평가다.
LG화학은 북미 외교 전문가인 고윤주 전 제주특별자치도 국제관계대사를 최고지속가능전략책임자(CSSO)를 전무로 발탁했다. 외교관 출신인 고 CSSO는 외교부 자유무역협정상품과장, 뉴욕총영사관 영사, 북핵외교기획부단장 등을 거쳐 트럼프 1기 때인 2019년 외교부 북미국장을 거쳤다.
재계 한 관계자는 "임원 조직의 슬림화는 의사결정 과정을 간소화하고 실행 속도를 높일 수 있다"며 "기업들이 보다 신속하게 시장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위기설이 불거진 롯데그룹과 리밸런싱을 진행 중인 SK그룹의 정기 인사도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적 쇄신을 통한 지속 가능한 성장 토대를 만들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편 글로벌 헤드헌팅 기업 유니코써치는 '2025년 대기업 임원 인사 키워드'와 관련해 주요 그룹의 경영 효율성 차원에서 임원 승진자 폭이 다소 줄고 임원 자리도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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