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제공=한화그룹]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제공=한화그룹]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주력 계열사와 사업장을 잇따라 찾으며 현장 경영·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8번째로, 임직원 사기 진작과 함께 세 아들의 승계 구도에 대한 비전을 명확히 하겠다는 행보로 읽힌다.

김 회장은 5년 3개월 만에 '잠행'을 깨고 지난 3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 연구개발(R&D) 캠퍼스를 시작으로, 한화로보틱스(4월)·금융계열사(4월)·한화에어로 방산부문 창원사업장(5월)을 차례로 돌며 현장을 점검 바 있다. 

이후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한화자산운용·한화에어로스페이스 보은 공장·한화오션 시흥 연구개발(R&D) 캠퍼스를 돌며 현장 경영에 적극 나서고 있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김 회장은 최근 경기 시흥 한화오션의 조선·방산 분야 핵심 연구 시설인 시흥 R&D 캠퍼스를 찾았다. 

한화오션 사업장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선소가 아닌 첨단 시험 설비를 갖춘 R&D 중심지를 선택한 것은 방산기술에 대한 김 회장의 관심을 드러낸 대목이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美 대통령 당선인이 "美 조선, 한국의 도움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가운데, 김승연 회장은 지난해 5월 공식 출범한 한화오션 사업장을 찾은 것이다.

김승연 회장과 김동관 부회장이 한화오션 시흥R&D캠퍼스의 상업용 세계 최대 공동수조를 방문해 시연을 지켜보고 있다. [제공=한화]
김승연 회장과 김동관 부회장이 한화오션 시흥R&D캠퍼스의 상업용 세계 최대 공동수조를 방문해 시연을 지켜보고 있다. [제공=한화]

김 회장은 현장에서 개발 중인 선박 성능을 시험하는 '공동(空洞) 수조(Cavitation Tunnel)' 등 주요시설을 점검하며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한 초격차 기술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이사, 손영창 한화오션 제품전략기술원장도 참석했다.

김 회장은 한화오션 사업장 방문에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보은사업장도 찾은 바 있다. 이곳에서 해당 사업장이 자주국방과 글로벌 안보의 핵심기지 역할을 맡고 있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특히 8차례의 현장 경영 중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오션 사업장을 4번 찾았다는 점에서 장남인 김 부회장에게 각별한 기대를 걸고 있다는 일각의 해석도 나온다. 그룹의 미래 비전 구현을 위한 준비 과정에서 김 부회장에게 방산 분야에서 쌓아 온 경영 노하우를 본격 전수하려는 구상이다.

실제 김 회장은 최근 방산 계열3사의 중간지주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회장직에도 오르며 방산사업을 직접 총지휘하게 됐다. 방위산업 분야에서도 중추적 역할을 맡게된 만큼, 그룹 전반에 걸쳐 전략적 지휘를 강화함과 동시에, 승계 수업에 대한 여건을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장남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방산·항공우주·에너지 사업을,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은 금융 사업을, 삼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은 유통·로봇 사업을 각각 맡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김 회장과 김 부회장간의 밀접한 관계는 그룹의 안정적인 성공적인 리더십 이양과 함께 신기술 개발은 물론 신시장 개척 등 다양한 도전 과제들을 해결해 나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며 "단순한 후계자 양성을 넘어 한화그룹이 새로운 동력을 얻고 변화와 혁신을 모색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 회장은 '사업보국(事業報國)'의 창업정신을 되새기며 그룹 창립 72주년을 맞이한 임직원들에게 "시류에 타협하지 않는 신념과 최고를 향한 끈질긴 집념으로 위기의 파고를 이겨내고 100년 한화의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 가자"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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