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SK그룹]
[제공=SK그룹]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AI 반도체, 방산 등 주요 사업의 경영 참여에 직접 나서며 그룹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한다.

인공지능(AI) 시대 필수 메모리 반도체로 자리잡은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증대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임박 속 방위산업 부각에 따른 전략적 결정이다.

일각에서는 이는 단순한 인사 변동을 넘어, 그룹 경쟁력 제고 목표 아래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차원으로 보는 해석이 나온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하이닉스의 미국 낸드플래시 메모리 자회사인 솔리다임의 이사회 의장을 맡는다.

최근 AI 반도체 시장 확대로 낸드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SK그룹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전면에 나서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최 회장은 지난 9월 이사회를 통해 솔리다임 이사진에 합류하며 의장에 선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비상장사인 솔리다임 이사진에는 최 회장을 비롯해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노종원 솔리다임 사장 등 양사의 주요 경영진이 포함돼 있다.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가 2021년 11조원 가량을 투자,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부를 인수해 설립한 미국 자회사다. 출범 이후 반도체 업황 악화로 대규모 적자가 이어지며 SK그룹의 '아픈 손가락'이라는 평을 받아왔다. 하지만 지난 2분기 순손익 786억원을 기록해 첫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특히 최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 데이터센터 투자 증가로 고용량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가늘고 있어 솔리다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최 회장은 올해 반도체 경영 현안을 직접 챙기며 미래 사업 경쟁력 강화에 무게를 싣고 있다. 

실제 올해 첫 현장 경영으로 SK하이닉스 본사인 이천캠퍼스 방문을 택했으며 최근 시행한 'CEO 세미나'에서는 도출한 그룹의 주요 경영 과제와 함께 반도체·AI·에너지 설루션(Solution) 등 핵심 사업들을 직접 점검했다. 이달 초에는 글로벌 빅테크가 한자리에 모인 '2024 SK AI 서밋'에서 존재감을 과시하며 미래 AI 시대 대응을 위한 글로벌 협력을 강조하기도 했다.

[제공=한화그룹]
[제공=한화그룹]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방산 계열3사의 중간지주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회장에 선임, 방산사업을 직접 총지휘한다. 

이로써 김 회장은 ㈜한화·한화솔루션·한화시스템·한화비전에 이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회장직도 겸임하게 됐다. 김 회장은 지난 14일 ㈜한화∙한화에어로스페이스 보은사업장을 찾아 임직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특히 방위산업 분야에서도 중추적 역할을 맡게된 만큼, 그룹 전반에 걸쳐 전략적 지휘를 강화했다는 평이 나온다. 김 회장은 트럼프 집권 2기에 맞춰 방산 시장의 흐름을 읽고 수출 활로를 넓히는 데 공을 들일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서는 궁극적으로 김 회장이 대미(對美) 인적 네트워크를 살려 글로벌 방위산업 시장 공략에 힘을 보탤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실제 김 회장은 트럼프 캠프에서 외교·안보 분야 자문을 맡아 트럼프 측근으로 분류되는 에드윈 퓰너 미국 헤리티지재단 회장과 40여년간 인연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윤석열 대통령과 통화에서 "한국의 세계적인 군함·선박 건조 능력을 잘 알고 있으며 선박 수출뿐 아니라 보수·수리·정비 분야에서도 한국과 긴밀하게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전해 미국 방산 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한화그룹 차원에서 한화오션 역시 트럼프 신정부 출범 후 미 군함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에 적극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배경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재계 수장들의 직접 참여로 그룹 전체에 걸친 성공적 비전 실행과 성장 동력 확보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태원·김승연 회장이 리더십을 발휘 함으로써 장기적으로는 책임경영 강화와 그룹의 가치 제고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요 기업들에서 나타나고 있는 이 같은 경영 전략은 단기간 내 성과 창출뿐만 아니라 장기적 안목에서도 기업 경쟁력 제고와 지속 가능성 확보를 위한 적극적인 시도로 보여 진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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