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박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김경아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이사. [제공=각사]](https://cdn.ebn.co.kr/news/photo/202412/1644809_656481_2144.jpg)
삼성·SK·롯데 등 대기업 계열 제약·바이오사를 중심으로 CEO(최고경영자) 세대교체 바람이 일고 있다. 새 먹거리를 찾거나 수익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변화로 읽힌다. 국내 주요기업들이 불황을 돌파하기 위해 인사 혁신을 추구하는 것과도 궤를 같이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2년 6월 롯데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지기 위해 설립된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설립 2년 만에 수장 교체에 나서면서 본격적인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전날 신규 인사에서 '사업개발 전문가'인 제임스박 지씨(GC)셀 전 대표를 새 대표로 영입했다. 이를 통해 롯데바이오로직스는 향후 보다 적극적인 수주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사업 설립과 운영을 주도해 오던 이원직 대표는 현재 거취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로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특히 바이오의약품 CDMO(위탁개발생산)를 미래 사업 전략으로 내세운 롯데는 이를 지원하기 위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이자 오너가 3세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 겸임) 전무가 이번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한 점도 주목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신생 바이오기업에 가깝지만 지난해 매출액 2286억원, 영업이익 266억원, 당기순이익 567억원을 기록하는 등 나쁘지 않은 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이는 지난해 미국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의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인 시러큐스 공장을 1억6000만달러(약 2200억원)에 인수한 효과 때문이다.
실제 롯데바이오로직스가 CDMO 사업에 진출한 이후 이렇다 할 수주 성과를 보이지 못하는 상황에서 롯데그룹의 유동성 위기까지 대두되자 자체적으로 성과를 내기 위해 수장 교체라는 결단을 내린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는 비단 롯데에서만 감지되는 게 아니다. 최근 삼성그룹에서도 인사를 통해 위기를 극복 의지를 드러내면서 삼성바이오 계열에도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이뤄진 삼성전자의 인사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고한승 대표이사 사장이 삼성전자 미래사업기획단장 사장으로 이동했는데, 고 사장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만들어낸 창립 멤버로서 베테랑 경영자로 평가된다.
이에 삼성그룹의 신수종 사업을 일궈낸 경험과 그간 축적된 경영노하우를 바탕으로 또 다시 삼성그룹 내 변화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대표 자리는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개발 전문가인 김경아 개발본부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며 채웠다. 첫 여성 전문경영인을 내세운 만큼 기존의 안정적인 사업 운영보다는 변화를 주기 위한 인사로 평가된다.
이외에도 SK바이오사이언스의 실적 부진에 더해 모회사인 SK케미칼도 최근 실적 악화가 이어지면서 이를 타개하기 위한 인사 혁신 등을 추구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616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73.4%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396억원 손실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 마찬가지로 SK케미칼 역시 3분기 연결기준 매출 4263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6.7% 하락했으며, 영업이익은 124억원의 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더군다나 업계에 따르면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이 사촌형이 최태원 SK 회장이 이끄는 SK그룹과 계열사 임원을 교체하는 인사 교류에 나설 것으로 전해지면서 바이오 계열 인사에도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편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이 발간한 한국임상시험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바이오의약품 시장 규모는 약 4조7000억원으로 최근 5년간 연평균 16.1%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같은 기간 미국 바이오의약품 시장 규모가 3401억 달러(약 476조8200억원)에 달했다는 점에서 아직 가야할 길이 먼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 분야의 성장 가능성은 누구나 인정하는 부분이지만, 아직 국내 바이오기업은 과도기를 겪고 있는 수준에 그친다”며 “바이오 분야가 국내 경제 성장의 한 축으로 자리 잡기 위해선 큰 기업들이 먼저 나서서 변화를 주도해야 하는데 올해 인사가 이를 반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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