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울산공장 선적 부두 [제공=현대자동차]
현대차 울산공장 선적 부두 [제공=현대자동차]

자동차 산업의 위기다.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에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국내 완성차 업계를 둘러싼 긴장감이 짙어지고 있다. 가뜩이나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국내 경기에 비상계엄령 선포로 사회 혼란까지 더해지며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태다.

내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 한층 강화된 자국우선주의 정책으로 수출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그렇다고 당장 마땅한 해결책을 찾기 힘들다. 국내 자동차산업에 그야말로 적신호가 켜진 것.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내년 국내 자동차산업은 내수·수출·생산 ‘삼중고(苦)’에 직면했다. 위기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국내 판매 부진 장기화 추세가 계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년도 기저에 의한 반등으로 내수는 소폭 증가가 예상됐지만 갑작스런 탄핵 정국으로 불확실성에 휩싸였다. 

수출은 코로나19 이후 4년 연속 증가 이후 처음으로 감소 전환 예상, 이에 따라 생산도 전년대비 부진이 예상됐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의하면 미국 대선 이후 한·미 통상환경 악화, 중국 팽창, 해외생산 증가 등 수출 증가를 제한하는 요인들의 확대와 4년 연속 수출 상승 누적에 의한 주요국 재고 증가 등으로 전년대비 3.1% 감소한 270만대 예상됐다.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전부터 세계 무역질서 재편을 예고했다.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는 물론 인접국인 멕시코·캐나다에 25%의 관세 부과를 언급했다. 이 지역에 공급망을 구축한 기업들은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는 최근 '자동차 업계, 트럼프의 자동차 수입 관세에 대해 대비하다'라는 보고서를 통해 보편관세 시행으로 한국산 수입품에 20% 관세가 부과될 경우 세금 및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가 최대 19%까지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EBITDA는 기업이 영업 활동으로 벌어들이는 현금 창출 능력을 보여주는 수익성 지표다.

트럼프 당선자는 앞서 모든 물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는 보편 관세를 대선 공약으로 제시하고, 세율로는 10% 내지 20%를 거론한 바 있다.

현대차·기아는 EBITDA 감소가 10% 미만 기업으로 분류됐지만 적잖은 물량을 한국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기 때문에 20%의 보편관세 부과 땐 최대 19%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동안 완성차 기업들은 미국 수출 효과를 톡톡히 봤지만 내년부터는 이를 기대하기 힘든 셈이다.

이에 생산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수출용 생산 감소로 국내 생산은 전년대비 1.4% 감소한 407만대로 2년 연속 감소가 예상됐다. 

당장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금속노동조합은 윤석열 정권 퇴진을 요구하며 오는 11일부터 무기한 파업을 진행한다. 이에 생산 차질과 경제적 피해가 우려된다. 

치솟는 환율에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환율 상승으로 매출에는 긍정적일 수 있지만 부품 수입 비용이 증가해 수익구조가 악화될 수 있어서다.

완성차 업체들은 일반적으로 수개월 단위로 부품 및 원자재 매입 계약을 체결한다. 내년 상반기까지 고환율 기조가 이어질 경우 계약 갱신 시 추가될 비용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정치 혼란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내년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 이후 대응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제공=GM한국사업장]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제공=GM한국사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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