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여수공장 전경. [제공=LG화학]
 LG화학 여수공장 전경. [제공=LG화학]

석유화학 업계가 비상계엄·탄핵 여파에 급등 중인 원·달러 환율로 인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미 업황 부진 장기화로 고전하는 가운데 환율 상승으로 인한 원가 부담까지 떠안게 됐기 때문이다. 비상계엄 사태 여파로 정부 지원안 발표도 미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업계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일 대비 7.1원 오른 1434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통상 환율이 상승하면 원화 가치가 하락하며 수출 기업에는 호재로 작용한다. 반면 원재료 수입 의존도가 큰 기업들은 비용 부담이 확대된다. 

석유화학사는 달러로 핵심 원자재인 나프타를 수입하고 있어 환율이 오를수록 원가 부담이 커지고 가격 경쟁력은 하락하게 된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완화되기 전까지 환율은 높은 레벨에서 변동성이 큰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최악의 경우 환율이 연내 1500원에 근접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극단적인 고(高)환율 상황이 이어질 경우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석유화학업계는 중국의 저가 공세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한 상태다.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은 올해 3분기 일제히 적자를 기록했다. 그나마 흑자를 낸 금호석유화학도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익이 22.7% 급감했다.

업계의 수익성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는 여전히 손익분기점인 톤당 300달러를 밑돌고 있다.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고환율 악재까지 겹치며 업계의 불안은 커져만 가는 모양새다.

기다리던 정부의 지원책 실행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정부는 당초 이달 중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해당 방안에는 인수합병(M&A) 규제 완화, 저리 정책금융, 연구개발(R&D) 지원 등 정책이 담길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계엄령 사태와 탄핵 정국으로 인해 발표 시점이 미뤄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환율로 인한 손실, 구조조정 계획 차질 등을 우려하는 분위기"라며 "불확실성이 커져 일단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이비엔(EBN)뉴스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