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롯데케미칼]
[제공=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이 최근 사채권자 집회를 통해 유동성 위기 극복에 나서는 등 재무구조 개선 채비를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1년 만에 수장을 교체하는 파격 인사까지 단행한 롯데케미칼이 향후 체질 전환을 위해 어떤 행보를 보일지 업계 관심이 쏠린다.

23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지난 19일 열린 사채권자 집회에서 총 14개 공모 회사채에 대한 실적 관련 재무특약을 삭제하는 안건을 가결했다. 이로써 롯데케미칼은 약 2조원 규모의 회사채 상환 부담을 덜어내게 됐다.

이번 결정은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제공하고, 은행과의 신용보강 계약을 통해 투자자들의 신뢰를 빠르게 회복한 결과로 평가 받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최근 사채관리계약상 이자비용 대비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5배 이상 유지 의무를 준수하지 못하면서 14개 회차 회사채에 기한이익상실 사유가 발생한 바 있다. 기한이익상실은 어떤 상황에서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빌려준 대출금을 만기일 전에 조기 회수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이번 해당 특약 삭제로 기한이익상실 원인 사유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된다.

특히 롯데케미칼은 10월 기준 보유예금 2조원을 포함해 가용 유동성 자금 총 4조원을 확보해 안정적인 유동성을 확보하게 됐다. 신규·경상 투자는 계획 조정을 통해 현금흐름 개선과 투자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여기에 공장 가동 최적화와 원가 절감을 위한 'Operational Excellence' 프로젝트를 상반기 여수공장에 이어 하반기 대산공장까지 확대 운영하고 있다.

실제 롯데케미칼은 최근 여수 2공장 내 에틸렌글리콜(EG)과 산화에틸렌유도체(EOA) 생산라인 일부 가동을 중단하기 위한 박스업(철수 전 정리) 절차에 들어가기도 했다.

또 자산 경량화(에셋 라이트) 전략 방향과 궤를 같이하는 저효율 사업 구조조정·비핵심 사업 매각을 추진중이다. 지난 10월 말레이시아 합성고무 생산법인 LUSR의 청산결정과 해외 자회사 지분 활용을 통한 1조3000억 원의 유동성 확보에 나선 것도 이 일환이다.

궁극적으로는 의존도가 높았던 기초화학 비중을 낮추고 첨단소재·정밀화학·전지소재·수소에너지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비중을 높여 실적 반전을 이뤄낸다는 복안이다.

현재 롯데케미칼은 1년 만에 수장을 교체, '쇄신'에 방점을 찍는 파격 인사 단행과 함께 저수익 자산 매각과 원가 절감 프로젝트에 초점을 맞추며 경영난 타개에 집중하고 있다.

구원투수로 등판한 이영준 롯데 화학군 총괄대표가 고부가 제품 비중을 끌어올릴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이 대표는 사업과 조직의 체질을 바꿔 롯데 화학군 전반의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중차대한 임무를 맡게 됐다. 이 대표는 1991년 삼성종합화학 입사 후 제일모직 케미칼 연구소장, 삼성SDI PC사업부장을 거친 뒤 2016년 롯데그룹에 합류했다.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PC사업본부장과 첨단소재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제품 포트폴리오를 고부가제품 중심으로 강화하는 한편, 주요 거래선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축소되는 판매량과 스프레드에 효율적으로 대응해 성과를 인정 받기도 했다. 

한편 나이스신용평가는 기한이익상실 사유가 발생한 롯데케미칼 회사채에 시중은행이 지급보증을 제공함에 따라 해당 회사채의 신용등급을 은행과 동일한 수준으로 상향 조정할 수 있다고 전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배포한 보고서에서 "은행 지급보증을 제공받는 회사채(14개 회차)는 원금과 잔여 이자 전부에 대해 보증이 제공될 예정"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현재 국내 신용평가사 3곳은 모두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을 'AA'로 평가하고 있다. 반면 4대 시중은행의 신용등급은 모두 이보다 높은 'AAA'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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