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대한상의]](https://cdn.ebn.co.kr/news/photo/202412/1646889_658931_4321.jpg)
#1. "TSMC는 노사가 합의하면 하루 근무시간을 12시간까지 늘릴 수 있어 핵심인재들이 근로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기술개발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국가에서 육성하는 첨단전략산업만이라도 주52시간 근무제도의 예외를 적용해 주었으면 합니다." (반도체기업 A사)
#2. "채혈기(의료기기)와 혈당측정 진단기기(진단의료기기)가 하나로 합쳐진 복합제품을 개발했는데, 의료기기 인증과 진단의료기기 인증을 모두 받아야 해서 시간·비용 부담이 큽니다." (바이오기업 B사)
첨단산업 국가대항전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첨단산업기업 절반 이상이 우리나라 첨단산업 규제수준이 경쟁국에 비해 과도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최근 바이오·배터리·칩(BBC) 등 첨단기업 433개사를 대상으로 한 첨단전략산업 규제체감도 조사 결과, 우리나라 첨단산업 규제수준이 경쟁국대비 과도하다고 응답한 기업이 53.7%로 조사됐다.
업종별로 경쟁국보다 규제가 강하다고 인식하는 비율은 이차전지 58.2%, 바이오 56.4%, 반도체 54.9%, 디스플레이 45.5% 순으로 나타났다.
규제를 이행하는데 따른 부담여부에 대해서는 72.9%가 부담이 된다고 답했고, 규제이행이 수월하다고 응답한 기업은 2.7%에 불과했다. 업종별로는 바이오 분야 83.6%, 이차전지 73.6%, 반도체·디스플레이 67.3%가 규제이행 부담이 있다고 응답했다.
![경쟁국 대비 한국 첨단산업 규제수준에 대한 기업인식. [제공=대한상의]](https://cdn.ebn.co.kr/news/photo/202412/1646889_658932_4421.jpg)
규제이행을 어렵게 하는 이유로 '규제가 너무 많아서’(32.8%)라는 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준수해야 할 규제기준이 높아서'(23.1%), '자료제출 부담이 과도해서'(21.8%), '교육 등 의무사항이 과도해서'(11.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향후 규제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는지 묻는 질문에는 46.5%가 부정적으로 응답했다.
또 기업들 대부분은 중점 규제개선 분야로 연구개발(R&D), 인증·검사 등과 관련된 이른바 '기술규제'(29.6%)를 꼽았다. 특히 바이오 기업의 43.6%가 기술규제 개선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이어 규제개선이 필요한 분야로 '인력규제'(17.8%)를 꼽았다. 첨단전략산업 특성상 숙련된 전문인력 확보가 필수적임에도 주52시간 근무제 시행 때문에 현실적 제약이 많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경쟁사는 밤을 새워가며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는데 우리는 주52시간 근무제에 발목이 잡혀있다"며 "국가에서 육성하는 첨단전략산업만이라도 근무시간 잔업·특근 이슈에 예외를 적용해 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대한상의는 첨단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지속적으로 개선과제를 발굴·건의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번에 처음 시행한 첨단전략산업 규제체감도 조사는 매년 정례화해 첨단전략산업에 대한 기업인식과 체감수준을 지수화하고, 규제 수준·강도를 비교·분석해 지속적인 규제개선을 위한 정책과제를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첨단전략산업은 국가 경제의 미래를 책임질 핵심 분야인 만큼, 현재 국회에 계류돼있는 '첨단전략산업기금법', '반도체특별법', '조세특례제한법' 등 산업 경쟁력을 뒷받침해줄 지원법안의 조속한 처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