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피부 상태를 진단하고 개개인에게 적합한 화장품을 제작까지 해주는 ‘맞춤형 화장품’이 화장품 산업의 새로운 게임 체인저로 떠올랐다. [제공=픽사베이]
최근 피부 상태를 진단하고 개개인에게 적합한 화장품을 제작까지 해주는 ‘맞춤형 화장품’이 화장품 산업의 새로운 게임 체인저로 떠올랐다. [제공=픽사베이]

최근 피부 상태를 진단하고 개개인에게 적합한 화장품을 제작까지 해주는 ‘맞춤형 화장품’이 화장품 산업의 새로운 게임 체인저로 떠오고 있다. 이에 발맞춰 국내 화장품 제조·판매 기업들도 인공지능(AI) 기반 화장품 생산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27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더비즈니스리서치컴퍼니에 따르면 글로벌 뷰티테크 시장 규모는 지난해 591억4000만달러(한화 약 80조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현재 연평균 성장률이 약 14%에 달해 오는 2028년 시장 규모가 1161억7000만 달러(약 16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점쳐졌다.

AI와 딥러닝 같은 첨단 기술은 이러한 성장세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국내외 화장품 기업들은 이를 ‘맞춤형’ 제품 생산 과정에 적용해나가고 있다. 장기적 관점에서 화장품에도 ‘초개인화’ 트렌드의 실생활화를 가능하게 하기 위함이다.

화장품 판매도 과거에는 판매원이 단순 문답과 피부 분석을 통해 제품을 추천했다면, 이제는 AI가 개인의 피부 상태를 정밀히 진단하고 최적화된 제품을 추천 및 제작하는 방식으로 발전하고 있다. 예를 들어 피부 메이크업의 경우 소비자의 얼굴 색상을 측정한 뒤 피부톤·색조 등 주관적 영역 수치화해 단 한명에게 최적화된 베이스 메이크업 제품을 추천하는 게 가능해졌다.

맞춤형 화장품 시장 규모도 전체적인 산업 동향을 무난히 따라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글로벌 맞춤형 화장품 시장 규모는 2020년 7억5300만달러(한화 약 1조1000억원)에서 2024년 29억7500만달러(4조3700억원)로 4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추산됐다. 내년에는 40억달러(약 5조8000억)를 초과할 전망이다.

맞춤형 화장품은 사업 구조상 다품종 소량 생산이 불가피한 만큼 생산 효율을 끌어올려 수익성을 보전하는 게 특히나 주요 과제로 꼽힌다. 아직 상용화 비율은 낮지만 화장품 ODM 기업들은 이미 각종 AI 시스템을 구축해 제품 개발 과정을 단축하는 등 여러 성과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코스맥스의 경우 지난 11월 뷰티테크 스타트업 ‘아트랩’을 인수하고 사내 AI 혁신 조직을 신설해 다품종 소량 생산 체계를 강화한 상태다. 아트랩과 협업해 출시한 맞춤형 화장품 플랫폼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플랫폼 ‘3WAAU’를 통해서는 샴푸와 스킨케어 에센스 등 맞춤형 제품 판매도 한다. 고객들은 온라인에서 개인 피부 타입 문진 후 24시간 안에 맞춤형 화장품을 제작할 수 있다.

한국콜마의 경우 AI 기술을 활용해 탈모의 대표적인 16가지 유형을 정밀 진단하고, 수집한 정보를 기반으로 탈모 관련 맞춤 화장품을 개발 중이다. 지난 4월에는 피부 진단 업체 초위스컴퍼니와 손잡고 맞춤형 화장품 진단 플랫폼을 개발하기로 했다. 초위스컴퍼니가 광학 진단 기술로 소비자의 피부 상태를 분석하면, 한국콜마는 이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피부 상태에 맞는 최적의 레시피를 제안하는 게 플랫폼의 목표다.

국내 화장품 브랜드 ‘투톱’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도 AI 기술을 적용한 맞춤형 화장품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지난 4월에는 맞춤형 파운데이션 서비스를, 지난 11월에는 대표 브랜드 헤라를 통해 맞춤형 립 제조 서비스를 선보였다. 해당 서비스들은 아시아를 비롯한 글로벌 고객 수요에 부합하기 위해 색소 조합 기술을 극대화한 점이 특징이다.

LG생활건강도 지난해 이정애 대표 취임 이후 새 먹거리로 맞춤형 뷰티테크를 꼽고 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타투 도안을 선택하기만 하면 누구나 타투를 쉽게 경험할 수 있도록 한 타투 프린터 ‘임프린투’를 대표 제품으로 내세우고 있으며, 최근에는 미국 드레이퍼 스타트업 하우스(DSH)와 손잡고 뷰티테크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 운영도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 산업도 점차 ‘모두’를 위한 뷰티에서 ‘개인’을 위한 뷰티로 변화하고 있다. AI 투자로 기술력을 늘려놓으면 단순히 맞춤형 화장품 생산뿐만 아니라, 기존 브랜드 생산 효율 증대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투자를 망설일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음달 7일부터 개막하는 ‘CES 2025’의 핵심 키워드 역시 AI 기반 맞춤형 화장품으로 알려졌다. 이 행사에 참여하는 국내 주요 화장품 기업들 대부분이 AI 관련 주력 제품을 기반으로 기술력을 알리고 글로벌 입지를 다지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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