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패션·뷰티업계는 올해에 이어 내년도 ‘불황형 소비’로 인한 성장 한계를 떨쳐내기 힘들 예정이다. [제공=픽사베이]
국내 패션·뷰티업계는 올해에 이어 내년도 ‘불황형 소비’로 인한 성장 한계를 떨쳐내기 힘들 예정이다. [제공=픽사베이]

국내 패션·뷰티업계는 올해에 이어 내년도 ‘불황형 소비’로 인한 성장 한계를 떨쳐내기 힘들 예정이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수출 관세 변화가 예고된 데다 국내선 비상계엄 사태, 탄핵소추안 가결 후폭풍까지 겹치면서 대내외적 경제 불확실성이 더 커져서다.

일시적일 줄 알았던 절약 지향형 소피 문화가 소비자들의 행동 패턴에 완전히 뿌리내렸다는 점도 실적 증대의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패션·뷰티 업종이 여전히 일종의 사치재로 구분되기 때문에 소비 양극화 현상 심화에 따른 기업들의 포트폴리오 재편도 불가피해졌다.

◇정답은 해외시장에…패션기업 방향타 中시장 공략으로

내수시장 부진에 국내 패션·뷰티 기업들은 이미 전체적인 방향키를 글로벌 시장으로 돌렸으며 내년에는 해외 수출 및 현지 사업 공략이 한층 더 본격화될 예정이다.

일단 패션업계는 중국 및 동남아 국가를 주요 공략 대상으로 설정했다. 중국시장의 경우 현지 소비 특성상 로고플레이(로고를 강조한 디자인)을 즐기기 때문에 글로벌 브랜드의 라이선스를 확보한 국내 패션기업들에게는 포기할 수 없는 기회의 땅이다. 다른 사업군에 비해 중국 안에서 K패션을 바라보는 인식이 긍정적인 편이라는 점도 시장 전망을 밝히고 있다.

실제로 최근 국내 패션 기업들은 라이선스 확보로 글로벌 브랜드 간판을 내걸거나 합자회사 설립을 통해 현지시장에 활발히 진출 중이다. 실제로 코오롱FnC는 지난달 글로벌 골프웨어 브랜드 지포어의 중국·일본에 대한 마스터 라이선스를 확보했다.

F&F의 경우 올해 7월 아웃도어 브랜드 디스커버리를 보유한 미국 워너브라더스와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하며 포트폴리오를 넓혔다. 휠라홀딩스는 올해 2월 상하이에 ‘미스토 브랜드 매니지먼트’라는 신규 법인을 설립해 브랜드 사업을 준비 중이다.

라이선스란 브랜드 상표권이나 IP(지식재산권) 등을 보유한 기업에 수수료를 지불하고 계약을 맺은 지역에서 사업을 벌이는 것을 뜻한다. 높은 인지도가 확보된 상표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어 초기 마케팅비 절감이 가능하고, 신규 시장 공략 시 리스크를 줄이기도 좋다.

업계는 무신사와 중국 최대 스포츠웨어 기업 안타스포츠의 파트너십,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에이블리 글로벌 투자 유치 참여 등과 같은 협업 사례도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본다.

중국을 거점 삼아 모여드는 패션업계 움직임이 무색하게 화장품 업계는 여전히 ‘탈중국’이라는 과제에 직면해있다. [제공=픽사베이]
중국을 거점 삼아 모여드는 패션업계 움직임이 무색하게 화장품 업계는 여전히 ‘탈중국’이라는 과제에 직면해있다. [제공=픽사베이]

◇화장품은 탈중국 지속…ODM사 ‘신흥국’ 확대 사활

중국을 거점 삼아 모여드는 패션업계 움직임이 무색하게 화장품 업계는 여전히 ‘탈중국’이라는 과제에 직면해있다. 코로나19 이후 중국 자체 브랜드들이 화장품 위탁생산업체들의 기술력을 빌려 품질을 높인 데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애국소비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국내 브랜드의 위상이 예전만치 않아졌기 때문이다.

동종업계 내 탈중국 움직임이 발생한 이후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애경산업 등 굵직한 화장품 기업 전반은 수년째 북미·일본·동남아 등 시장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해왔으며, 내년 역시 신흥 시장으로부터 나오는 매출 비중을 늘려나가는 데 사활을 걸 예정이다.

다만 한국콜마, 코스맥스 등 화장품 ODM(제조사개발생산) 기업들은 입장이 다소 다르다. 이들 ODM사들은 고객사를 위한 제품 기획부터 개발·생산까지 담당하며 전체 매출의 90%가 해당 과정에서 나오기 때문에 국적 불문 고객사 확보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른바 ‘C뷰티’ 약진 배경에 공교롭게도 국내 화장품 ODM사들이 서 있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화장품 ODM사들은 ‘신흥국 TF’을 가동해 중국을 포함, 중동·남미·인도·아프리카 등 4개 지역으로의 판로 확대에 계속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올해 ‘K뷰티’ 수출시장을 이끌었던 저력이 이들 ODM사로부터 나온 저가형 인디 브랜드에 있었던 만큼 신규 네트워크 창출을 최우선시하는 전략인 것이다.

업계가 공통적으로 짊어지게 된 고민거리에 대해선 당분간 관망하는 태도가 이어질 전망이다. [제공=픽사베이]
업계가 공통적으로 짊어지게 된 고민거리에 대해선 당분간 관망하는 태도가 이어질 전망이다. [제공=픽사베이]

◇관세 폭탄 우려·고환율 후폭풍은 ‘새로운 고민’

업계가 공통적으로 짊어지게 된 고민거리에 대해선 당분간 관망하는 태도가 이어질 전망이다. 최근 미국 제47대 대통령 선거에서 자국 우선주의를 강조해온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하면서, K뷰티 산업은 그가 이끄는 2기 행정부로 인해 관세 폭탄을 맞을 위기에 처했다.

국내 화장품 업계는 정부에 향후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 시 화장품 품목이 지금처럼 무관세 품목에 포함될 수 있도록 적극 교섭에 나서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하지만 이달 3일 윤석열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소추안 가결 후폭풍까지 겹치면서 교섭은커녕 국가 이미지와 신인도 추락이라는 악재가 더해진 상황이다. 해당 사건으로 고환율 여파까지 이어지면서 화장품 업계는 당분간 원재료 수입 셈법도 재정비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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