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통업계를 관통하는 화두는 단연 ‘소비 양극화’ 현상이었다. [제공=픽사베이]](https://cdn.ebn.co.kr/news/photo/202412/1646198_658108_4239.jpg)
올해 유통업계를 관통하는 화두는 단연 ‘소비 양극화’ 현상이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장기화, 글로벌 경기 불안 등으로 소비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소비자들이 개인의 가치관에 따라 선택적으로 지갑을 여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통상 사치재로 구분되는 패션·뷰티 업종에서는 이 현상이 더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업계 전반은 혹한기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부침을 겪었으나 계층별로 소비 양극화 현상은 심화하면서 가성비 소비, 가치 소비 등 다양한 소비문화도 양상된 한 해였다.
◇사치형·실속형 패션시장 양분 속 SPA브랜드 ‘약진’
먼저 패션업계의 경우 고가의 백화점 브랜드와 실속형 저가 의류 상품을 제공하는 SPA 브랜드가 패션 시장을 양분했다.
성장률은 SPA 계열이 더 높았다. 고물가와 경기침체 지속으로 소비 행위 자체에 대한 비용 부담이 커진 가운데 패션은 트렌드 변화가 워낙 빠르다보니 합리적인 가격대의 제품 자주 구매하기로 결정한 소비자들이 많아진 결과였다.
특히 SPA 패션 특성상 ‘가성비’와 ‘실용주의’를 최우선시 한다는 고정관념이 자리 잡혀 있는 탓에 그간 젊은 세대 고객층이 상대적으로 얕은 편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2030세대 공략에 성공하면서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릴 수 있었다.
이에 개별 패션기업은 물론 온라인 패션 플랫폼에서도 무신사, 유니클로, 스파오 등의 약진이 두드러졌으며, 업황 부진에도 단일 브랜드로는 역대급 실적을 내는 SPA 브랜드가 속출했다.
◇‘초저가 전략’ 알·테·쉬 공습에 ‘K패션’ 타격도
‘가성비’를 전면에 내세운 의류 브랜드들이 많아진 만큼 알리·테무·쉬인 등 중국계 이커머스(이하 C커머스)와의 경쟁도 치열했으며, 한때는 국내 기업들이 실질적인 타격을 입기도 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국내 주요 유통업체 매출 통계에 따르면 C커머스의 한국시장 진출 이후부터 지난 8월까지 국내 온라인 패션·의류 부문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7.8% 줄었던 이력이 있다. 지난해 12월 이후 이어진 9개월 연속 감소세였다.
C커머스의 공통적 성공 요인인 ‘초저가 전략’이 장기적으로는 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만큼, 전문가들은 중국 상품과 가격 경쟁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차별화된 양질의 상품을 판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국내 패션기업들도 막무가내식의 가격 경쟁보다 품질, 배송 등 서비스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화장품 업종에선 소비 양극화 현상 속 다이소가 ‘뷰티 맛집’으로 급부상하면서 CJ올리브영의 대항마로 떠올랐다. [제공=픽사베이]](https://cdn.ebn.co.kr/news/photo/202412/1646198_658109_4322.jpg)
◇고물가 시대 만나 급부상한 다이소…편의점 ‘뷰티진출’ 유도
화장품 업종에선 소비 양극화 현상 속 다이소가 ‘뷰티 맛집’으로 급부상하면서 CJ올리브영의 대항마로 떠올랐다.
그동안 회사가 펼쳐온 ‘균일가’ 전략과 고물가 시대가 만나 구조적인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는 데다, 종합품질관리(TQC) 본부를 꾸리고 카테고리별 제품을 점검하기 시작한 뒤부터는 품질 이슈도 상당부분 불식시켰다.
현재는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애경산업 등 화장품 빅3까지 전용제품 출시로 입점 러브콜을 보낼 정도로 다이소의 위상이 크게 달라졌다. 다이소의 선전 이후 일부 편의점들은 이들의 사업 전략을 벤치마킹한 뒤 아예 뷰티사업에 진출하며 매장 내 저가 화장품을 출시하기 시작했다.
◇내수시장 혼란 속 해외 포트폴리오 확장 속도
내수 시장이 혼란스러웠음에도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움직임은 활발했다. 화장품은 여전히 ‘K-뷰티’ 영향력을 앞세우며 인디브랜드를 중심으로 해외시장 확장에 속도를 냈다. 덕분에 관련 브랜드 물량 대부분을 담당하는 제조업자개발생산(ODM)·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기업 양대 산맥인 한국콜마와 코스맥스는 올해도 무난히 실적 성장세를 이어나갈 수 있었다.
뷰티 대기업 3사의 경우 올해도 중국발 부진에서 완벽히 벗어나지 못했지만, 비중국 시장에서의 성장세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특히 아모레퍼시픽은 북미, 동남아, 유럽, 일본 등 140여개 국가에 진출해있는 코스알엑스를 등에 업은 데다 ‘라네즈’, ‘설화수’, ‘이니스프리’ 등 주요 뷰티 브랜드로 해외 고객 접점을 확대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LG생활건강과 애경산업은 일본에서 선전했다. LG생활건강은 글린트, VDL, 프레시안 등 브랜드 중심으로, 애경산업은 메이크업 전문 브랜드 ‘루나’ 인기를 앞세워 일본에서 팝업스토어를 여러 차례 여는 방식으로 현지 매출을 끌어올렸다.
![올해는 유독 팝업 스토어 열풍도 뜨거웠다. [제공=픽사베이]](https://cdn.ebn.co.kr/news/photo/202412/1646198_658110_4416.jpg)
◇MZ세대 사로잡은 패션‧뷰티 팝업 열풍
올해는 유독 팝업 스토어 열풍도 뜨거웠다. 패션‧뷰티 기업들이 경험을 중시하는 젊은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해 브랜드 정체성을 담은 팝업 스토어를 앞다퉈 오픈했고, ‘팝업 투어’가 MZ세대들의 즐길거리로 자리 잡으면서 서로 시너지를 냈다.
현재도 패션‧뷰티 기업들은 MZ세대와 더불어 해외 관광객들이 특히 몰리는 성수동, 명동 일대를 중심으로 팝업 스토어를 잇달아 열며 투자를 이어나가고 있다. 팝업 스토어가 국내서 외국인 충성고객을 양산하는 효과도 있기 때문이다.
쿠팡뷰티, 컬리뷰티, 무신사뷰티 등 뷰티사업 확대에 나섰던 굵직한 이커머스 업체들도 이미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팝업 스토어를 여러 차례 선보이며 흥행몰이를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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