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NPEW'에서 CJ제일제당은 '발효기술&친환경 원재료' 테마의 비비고 부스를 통해 글로벌 전 세계 관람객들에게 K-푸드 혁신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제공=CJ제일제당]
'2024 NPEW'에서 CJ제일제당은 '발효기술&친환경 원재료' 테마의 비비고 부스를 통해 글로벌 전 세계 관람객들에게 K-푸드 혁신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제공=CJ제일제당]

올해 국내 식품업체들이 소비 심리 위축으로 내수는 부진했지만, K-푸드 열풍을 타고 해외에선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내부 부진을 해외서 메운 것으로 앞으로 식품업체들은 해외 공략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17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1~11월 농식품 수출액은 전년보다 8.1% 증가한 90억5000만달러(한화 약 13조40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11월 말 기준 최대치로 농식품 수출액도 15개월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다.

수출 상위 품목인 라면, 과자류, 음료, 쌀가공식품 등은 모두 11월 말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라면은 11억3800만달러로 최초 ‘10억 달러’ 클럽에 진입했다. 과자류는 7억600만달러, 음료는 6억900만달러로 각각 전년 대비 16.5%, 14.9% 수출액이 증가했다.

냉동김밥·즉석밥·떡볶이 등 쌀가공식품은 미국·중국 등 대형 유통매장에 입점하면서 전년 대비 39.3% 성장한 2억7500만달러의 수출액을 기록했다. 신선식품은 0.4% 증가했고 특히 김치는 미국·유럽에서 인기를 끌면서 전년 대비 3.9% 늘어났다.

수출시장별로는 미국 수출액은 전년 대비 20% 늘어난 14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중국 수출도 전년보다 7% 증가한 13억8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실제 국내 식품 기업들의 국내와 해외 실적도 엇갈렸다.

국내 식품사 1위 CJ제일제당은 올해 3분기 대한통운 제외 기준 매출 4조620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0.4% 늘어난 2764억원이다. CJ제일제당은 국내 식품 사업이 부진했지만, 해외 식품과 바이오로 만회했다.

국내 식품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 감소한 1조5690억원, 해외 식품사업 매출은 5% 늘어난 1조4031억원이다. CJ제일제당은 오프라인 유통 경기 부진에 따른 국내 매출 감소를 일부 채널과 제품 성장으로 방어했다고 설명했다. 또 미주와 유럽, 중국, 오세아니아 등에서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상의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1조1118억원, 영업이익은 516억원이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1%, 0.2% 감소했다. 다만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0.3% 증가한 1436억원이다.

대상의 매출 증가는 김치, 소스, 편의식, 김 등 핵심 품목 수출과 해외사업이 견인했다. 또 글로벌 푸드플레이션(음식 물가 상승)으로 집밥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편의식과 소스 등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늘어난 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롯데웰푸드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7% 감소한 1조784억원, 영업이익은 5.7% 줄어든 760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사업 매출은 1.7% 줄었지만, 글로벌 사업은 4.4% 늘었다. 3분기 누적 기준 글로벌 사업 매출은 전년 대비 4.5% 오른 6246억원, 영업이익은 16.7% 상승한 500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웰푸드는 국내에선 식자재 채널 합리화로 영업 구조를 개선해 매출이 소폭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해외에선 인도 건과 사업이 성장하면서 전체 매출을 끌어올렸다고 부연했다.

롯데칠성음료도 국내 실적과 해외 실적이 엇갈렸다. 지난해 연매출 3조 클럽에 입성한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3분기 분기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매출은 1조6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별로 음료 사업은 설탕과 오렌지, 커피 등 원재료비 증가로 부진했다. 스포츠음료는 2분기에 출시한 ‘게토레이 제로’가 인기를 끌면서 매출이 상승했다. 음료 수출은 밀키스, 알로에주스 등이 미국, 일본, 동남아로 영토를 확장하면서 전년보다 3.1% 증가했다.

롯데칠성음료는 국내에선 증류수, 논알콜 제품을 통해 신규 트렌드에 대응하는 한편 해외에선 자사 브랜드의 글로벌화를 시도할 예정이다. 수익성 강화를 위해 공장 생산라인 통폐합과 물류거점에 자동화센터도 도입할 계획이다.

라면업체 희비는 수출 비중에 따라 엇갈렸다. 이른바 ‘불닭 신드롬’을 일으킨 삼양식품은 3분기에도 호실적을 거뒀다.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31%, 101% 증가했다. 특히 해외 매출은 43% 늘어난 3428억원을 거두면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0% 육박한다.

최근에는 첫 해외공장 부지로 중국을 낙점하고 싱가포르에 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중화권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오는 2027년이면 물량 부족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삼양식품은 중국 공장 완공 시 현지에서 중국 물량을 소화하고 밀양 1·2공장 생산분은 글로벌로 수출할 예정이다.

농심은 해외에선 선방했지만, 국내에선 부진했다. 3분기 기준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33.5% 증가했다. 특히 베트남(+20.4%)에서 가장 큰 폭의 매출 상승을 일으킨 가운데 일본(+20.3%), 호주(+15.4%), 미국(+1.4%)에서 고르게 성장했다. 다만 국내에선 경기 둔화 여파로 스낵 부문과 음료 부문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6.6%, 13.8% 감소했다.

해외 사업 비중이 적은 오뚜기는 3분기에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5% 감소한 9041억원, 영업이익은 23.4% 줄어든 636억원이다. 오뚜기는 해외부분 매출과 이익은 소폭 증가했으나 국내 매출액 증가가 미미했다고 설명했다.

심은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변하지 않는 긍정적 요인은 ‘수출’”이라며 “북미에서 남미 및 유럽으로 영역 확대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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