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패션업계 내 이랜드 ‘후아유’, 무신사 ‘라퍼지스토어’ 등 일부 브랜드에서 발생한 구스다운 패딩 충전재(거위털·오리털·솜털) 함유량 조작 이슈가 뜨거운 감자다. [제공=픽사베이]](https://cdn.ebn.co.kr/news/photo/202501/1648019_660208_525.jpg)
현재 패션업계 내 이랜드 ‘후아유’, 무신사 ‘라퍼지스토어’ 등 일부 브랜드에서 발생한 구스다운 패딩 충전재(거위털·오리털·솜털) 함유량 조작 이슈가 뜨거운 감자다.
문제가 인디 패션 브랜드부터 유명 대기업 브랜드까지 번지면서 혼용률 조작, 부자재 가품 사용, 택갈이 등 패션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들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고 논란의 중심에 선 기업들은 뒷수습에 진땀을 빼고 있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재 이랜드 후아유 ‘구스 다운 점퍼 WHJDE4V37U’ 상품은 거위털 함유량이 기존에 기재한 충전재 기준에 미치지 못해 전량 판매 중단 조치 및 리콜이 진행되는 중이다. 해당 패딩 제품의 충전재 혼용률은 본래 거위털 80%, 오리털 20%로 기재돼 있었으나 소비자 문의에 따른 재검사 결과 거위털 30%, 오리털 70%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패션 플랫폼 무신사의 입점 브랜드였던 라퍼지스토어는 같은 문제로 현재 무신사에서 퇴출된 상태다. 이 브랜드 역시 ‘덕다운 아르틱 후드 패딩’ 제품 충전재 혼용률을 실제와 다르게 표기했다. 본래 라퍼지스토어는 해당 제품의 충전재로 솜털 80%를 사용했다고 공개했지만 실제로 약 3%에 불과했던 것이다.
문제가 라퍼지스토어에서만 발생한 것은 아니었다. 라퍼지스토어의 형제 브랜드이자 ‘라퍼지 포 우먼’에서 현재 브랜드명을 바꾼 ‘오로’의 경우 과거 디자인 도용, 가품 부자재 사용 등 문제를 일으킨 이력이 있다. 이외 페블, 인템포무드, 디미트리블랙 등 브랜드도 소재 혼용률 허위 기재로 인한 허위 광고 의혹이 불거진 바 있다.
패딩 충전재 혼용률 오기재 논란이 인디 브랜드부터 대기업 브랜드까지 기업 덩치를 막론하고 발생하면서 의류 품질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도도 바닥나고 있다. 이 같은 행태가 업계에 이미 만연하다면 과연 소비자들이 믿고 살 수 있는 브랜드는 존재하는지, 궁극적인 책임은 누가 져야하는지 의견도 분분하다.
관련 업계 종사자들은 패딩과 같은 ‘완사입’ 형태로 유통되는 의류에선 알게 모르게 혼용률 조작이 만연했 수 있다고 조심스레 입을 모았다.
패딩은 통상적으로 원자재, 부자재, 가공비 일체 비용을 제공한 뒤 완제품을 생산업체에게 만들게 하는 의류 생산 방식인 ‘완사입’으로 이뤄진다. 제품 자체는 자체 제작 라인이더라도 생산구조상 별도 업체를 끼고 제작이 이뤄지기 때문에 구성품을 제공하는 하위 납품 업체가 작정하고 속이려 들면 입점 브랜드사나 유통사가 사기 행위를 100% 찾기는 힘들다는 것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옷 안에 케어라벨을 보면 각종 정보가 표기돼 있다. 브랜드는 옷을 KOTITI 시험연구원과 같이 시험성적서를 내주는 업체에 의뢰해 혼용율, 마찰견뢰도 등을 서류로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충전재는 애초에 또 다른 하위 납품 업체에서 만들어져 들어오는 거라 그 단계까지 브랜드에서 전수 조사하기는 어렵다는 빈틈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다운값이 상당히 많이 오른 상황인데, 만약 다운 납품업체가 마진을 더 보려고 작정하고 혼용률을 조작하면 입점사나 유통사를 속이는 게 불가능하진 않을 것이며, 이 같은 품질 체크 빈틈은 대기업이 아닌 중소 SPA 브랜드일수록 많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사태의 근원이 하위 납품사의 사기 행위였다고 치더라도 입점 브랜드나 유통사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 ‘소비자’라는 명확한 피해 주체가 존재하다 보니 결국 나서서 책임져야 하는 건 플랫폼에서 브랜드를 운용하는 유통사이기 때문이다.
특히 무신사의 경우 논란이 된 라퍼지스토어의 모회사 (주)슬로우스탠다드 지분을 45.5% 보유한 주요 주주로 확인됐다. 주주로서 직접 운영 자금을 투자하며 관련 브랜드들을 키워왔기에 책임론에서 더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출처=슬로우스탠다드 감사보고서]](https://cdn.ebn.co.kr/news/photo/202501/1648019_660209_550.jpg)
일단 후아유와 무신사는 문제가 된 제품의 판매를 중단하고 유통 중인 모든 제품에 대한 회수 조치, 환불, 마일리지 보상 등을 시행 중이다. 플랫폼 내 입점 브랜드를 무신사의 경우 ‘블라인드 테스트’와 더불어 혼용률을 조작하거나 오기재 했다가 세 번 적발된 경우 퇴출하는 ‘삼진아웃 정책’도 시행한다.
이처럼 논란이 된 기업들은 발 빠르게 뒷수습에 나섰지만 이미 신뢰를 잃어버린 소비자들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방식의 문제 해결 방식에 큰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무신사가 내세운 ‘삼진아웃’ 정책에 대해선 결국 입점 브랜드들과 공생 관계이기 때문에 3번까지 기회를 주는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 올해 소비시장 5대 키워드 '생존·차세대·AI·K컬쳐·불황형'
- 브랜드 접고 고용 줄이고…찬바람 부는 패션街
- 11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8% 증가…온라인 매출은 11.8%↑
- [’25 전망] 불황형 소비, K패션·뷰티 성장 발목…돌파구는 해외서
- [결산 ‘24] 고물가에 몸살 앓은 패션·뷰티…소비계층별 양극화는 심화
- KDI, 경기 하방 위험 2년 만에 경고…경제 불확실성에 심리 위축
- 이마트·이랜드發 가품 논란에…유통업계, 품질 관리 강화 칼 빼들어
- ㈜신원, 온실가스 감축 및 넷제로 목표 ‘SBTi’ 승인 획득
- 해외명품 릴레이 가격인상에…백화점·면세점 ‘쓴웃음’
- 골프장 손터는 더네이쳐홀딩스, '패션' 한우물 판다
- 무신사, 패션 플랫폼 최초 ‘ISO 준법경영 통합인증’ 획득
- 무신사, 브랜드 부문 신설…이랜드월드 출신 최운식 부문장 영입
- 구스다운 매트리스도 혼용률 불량…6개 중 4개 기준 미달
- 얼어붙은 골프웨어…브랜드 철수에 선수후원도 중단
- 뉴발란스, 이랜드월드와 2030년까지 라이선스 계약 연장
- 패딩 90% 할인?…유명 브랜드 사칭 해외쇼핑몰 주의보
- 신세계톰보이 "일부 구스다운 제품서 덕다운 발견"…보브·지컷 등 13종 자발적 환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