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명품 브랜드가 올해도 새해부터 경쟁적으로 가격 인상 중인 가운데 계엄사태가 야기한 고환율(원화 가치 하락) 현상이 한국시장 내 가격 인상 브랜드 수와 인상 폭을 키울 것이란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제공=연합]](https://cdn.ebn.co.kr/news/photo/202501/1648176_660382_553.jpg)
해외 명품 브랜드가 올해도 새해부터 경쟁적으로 제품가를 인상 중인 가운데 계엄사태가 야기한 고환율(원화 가치 하락) 현상이 한국시장 내 가격 인상 브랜드 수와 인상 폭을 키울 것이란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달 3일 에르메스는 가방, 의류, 장신구 등 주요 제품 가격을 평균 10% 이상 올렸으며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계열 명품 시계 브랜드 태그호이어도 2일부로 일부 제품 가격을 10% 안팎으로 상향 조정했다.
주얼리 브랜드 반클리프아펠은 8일부터 하이주얼리를 제외한 전 품목의 가격을 평균 3~4%씩 인상했고, 롤렉스 역시 새해부터 인기 모델 가격을 약 6%씩 끌어올렸다. 브라이틀링은 오는 20일 전 제품 가격을 인상할 예정이다.
이날 가방, 지갑 등 주요 제품의 가격을 평균 15% 올릴 것으로 예상됐던 샤넬은 일단 핸들 장식의 플랩백 가격만 올렸다. 아직 인기 제품인 22백과 클래식백 라인 등의 가격은 오르지 않았으나 추후 인상 가능성이 남았다.
명품 브랜드는 연초마다 원자재 가격과 국가별 환율 등을 고려해 연례행사처럼 가격 조정에 나서왔지만 올해는 유독 가격을 조정하는 브랜드도 많고 평균 인상 폭도 큰 편으로 확인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야기한 계엄사태 및 탄핵 정국이 원화 가치를 떨어뜨리면서 해외 명품기업들의 가격 인상 움직임에 기름을 부은 탓이었다.
지난달 3일 윤석열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비상계엄 선포 소식이 전해진 직후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42.00원까지 고점을 높이며 요동친 바 있다. 이후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가결 소식이 전해지면서 상승 압력이 일부 해소되는 듯 보였으나, 탄핵 정국이 지속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보편 관세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고환율 추세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이날 기준 뉴욕 외환시장서 원·달러 환율은 장 초반 1460원을 기록한 뒤 현재 1458.60원선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으며, 글로벌 투자은행은 원·달러 환율이 최대 1500원까지 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최근 금값 상승 추세로 인해 주얼리 제품 라인은 설 연휴가 지나면 가격이 더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날 기준 국제 금 가격은 온스 당 2677.3달러로 전년 2033달러 보다 30.7%(644.3달러) 상승한 상태다.
명품기업들의 가격 인상 릴레이에 실적 타개 방안으로 명품관 강화에 나서던 백화점과 면세점들은 쓴웃음을 짓고 있다. 객단가가 높은 VIP 고객들의 구매력을 믿으면서도 업황 악화, 소비 위축 심화가 의식되는 건 당연하기 때문이다.
이들 채널은 명품 브랜드에 매장을 내주고 매출 일부를 수수료를 받는 구조로 사업을 운영한다. 명품 브랜드의 이미지를 빌려 이커머스와 차별화된 ‘고급화’ 전략을 꾀하는 것이고 실제로 집객효과 내는데도 효과적이지만, 한국시장에서 가격 인상 관례가 유독 두드러지면서 고물가 장기화 속 명품기업들의 행태에 반감을 가지는 소비자들도 점점 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베인앤컴퍼니가 이탈리아 명품 제조업자협회인 알타감마와 공동으로 작성한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실제로 지난해 세계 명품시장 규모는 3630억 유로(한화 약 538조원)로 전년 대비 2% 감소했으며 명품 소비층도 12%(약 5000만명)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 관계자는 “연초 해외 명품들의 가격 인상 움직임은 사실상 연례행사마냥 정례화한 상태지만 했지만, 최근 한국시장이 대내외적으로 불안정한 상황에 처한 뒤 고환율이 이어지면서 이런 현상에 기름을 붓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서 제품가가 올랐다고 해외 쇼핑을 통해 상품을 구입하더라도 환율이 오른 만큼 원화를 더 지불하게 되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선 별다른 이점이 없다”고 덧붙였다.
- 발란도 뷰티시장 진출…럭셔리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속도낸다
- 이마트·이랜드發 가품 논란에…유통업계, 품질 관리 강화 칼 빼들어
- 명품부터 PB까지…쿠팡, 뷰티 생태계 확장
- 판매중단·리콜·환불·퇴출…패션街, ‘혼용률 조작’ 뒷수습에 진땀
- 이마트 트레이더스, ‘스투시’ 가품 논란에 “전액 환불 절차 진행”
- 스타벅스 3년 동결 톨사이즈 22종 가격 인상…'아메리카노' 4700원
- 버거킹 24일부터 가격 인상…와퍼 7200원
- 롯데웰푸드 과자·아이스크림 가격 9.5% 인상
- 루이비통도 中 보따리상 우려…韓백화점에 '리베이트' 중단 요청
- 외식비 부담 어디까지?…버거 한끼, 이제 7000원 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