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한국조선해양, 4년 연속 연간 200억달러 돌파

LNG선, 암모니아운반선 등 가스선 시장에서만 100척 이상을 수주한 한국 조선업계가 지난해 400억달러에 육박하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에도 수주목표를 초과달성하며 4년 연속 연간 200억달러 이상을 수주했다.
한국 조선업계는 지난해 12월 12억7000만달러 규모의 상선 및 함정을 수주했다.
삼성중공업이 에탄운반선 3척을 수주했으며 한화오션은 수상함 2척, HJ중공업은 검독수리 Batch-II 후속함 9~12번함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마지막 달 수주 소식을 전하지 않았으나 연간 기준으로는 207억5000만달러 규모의 선박 181척을 수주하며 200억달러를 넘어섰다.
HD현대중공업이 LPG·암모니아운반선 23척, LNG선 2척, 컨테이너선 6척, 석유제품선 2척, 유조선 4척 등 75억2000만달러(43척)를 수주했고 HD현대삼호도 LPG·암모니아운반선 12척, 컨테이너선 16척, LNG선 6척 등 71억달러 규모의 선박 43척을 수주했다. HD현대미포는 LPG·암모니아운반선 20척, 석유제품선 60척 등 61억3000만달러 규모의 선박 95척을 수주하는 성과를 거뒀다.
HD한국조선해양은 2024년에도 수주목표(135억달러)를 초과 달성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를 포함해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연간수주 200억달러를 돌파하며 글로벌 시장 강자의 입지를 재확인했다. 지난해 11월말 기준 상선 수주잔량은 622억7900만달러이며 특수선, 엔진기계 등을 포함한 전체 수주잔량은 761억7000만달러에 달한다.
삼성중공업은 73억달러 규모의 선박 36척을 수주했다. LNG선이 22척으로 가장 많았으며 컨테이너선 4척, 수에즈막스 유조선 4척, 에탄운반선 3척, 암모니아운반선 2척, 셔틀탱커 1척을 수주했다.
지난해 수주실적은 수주목표(97억달러)의 75.2% 수준에 그쳤다. 이는 당초 예상했던 LNG-FPSO(FLNG,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 설비) 건조계약이 미뤄졌기 때문이다.

아프리카 극심해 지역에 투입되는 이 FLNG는 '코랄 술(Coral Sul)' 2호기로 이전 1호기는 삼성중공업이 건조해 2021년 11월 인도했다.
업계에서는 '코랄 술' 2호기가 1호기와 비슷한 제원을 갖출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호기는 총중량 21만톤에 길이 432m, 폭 66m 크기로 모잠비크 펨바(Pemba)시에서 북동쪽으로 250km 떨어진 코랄 가스전에 투입돼 연간 340만톤의 LNG를 생산·정제한다.
1호기 계약금액이 25억달러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중공업이 2024년 2호기 계약을 체결했을 경우 연간 수주목표는 무난히 달성할 수 있었다는 계산이다.
한화오션은 87억달러 규모의 선박 및 해양 44척을 수주했다. 올해 수주목표는 공개하지 않았으나 2023년(35.2억달러)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수주에 성공하며 삼성중공업을 제쳤다. 단일 조선소 기준으로는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이 HD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 HD현대삼호 영암조선소, HD현대미포 울산 조선소 등 HD한국조선해양 조선 계열사들을 제치고 국내에서 가장 많은 수주실적을 거뒀다.
선종별로는 LNG선 및 LNG-FSRU(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재기화 설비)가 19척으로 가장 많았으며 초대형원유운반선(7척), 컨테이너선(6척), 특수선(6척), LPG·암모니아운반선(5척), 해양(1기)이 뒤를 이었다.
올해부터는 미국 조선시장 진출이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12월 20일 미국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필리조선소(Philly Shipyard) 인수를 위한 제반 절차를 마무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한국 조선업에 대해 긴밀한 협력 필요성을 강조한 만큼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과 한국 조선업계의 협력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중견조선소들도 컨테이너선과 유조선 시장에서 수주에 나서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HJ중공업은 특수선과 컨테이너선 시장에서 약 12억달러의 선박을 수주했다. 검독수리 Batch-II 후속함을 비롯해 고속함(PKX-A) 성능개량사업, 3000톤급 경비함 등 특수선 시장에서 5504억원을 수주했으며 컨테이너선 시장에서는 8억6000만달러 규모의 7900TEU급 8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일손부족에 따른 인도지연과 소송 리스크가 해소됐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상선 인도지연 공시는 지난해 2월 이후 더 이상 나오지 않았으며 싱가포르 케펠(Keppel FELS Ltd)이 제기했던 1418만달러 규모의 용접결함 수리비용 관련 소송은 싱가포르 법원이 항소를 기각했다. 컨테이너선 수주는 HJ중공업이 상선시장에서 철수할 것이라는 업계의 루머도 불식시켰다.
HJ중공업 관계자는 "방산 특성상 구체적인 수주내용을 밝히는 것은 곤란하다"며 "영도조선소 역시 외국인 노동자가 많아졌는데 과거 수빅조선소에서 근무하던 필리핀 직원들이 많이 들어온 만큼 타 조선소보다 선박 건조에 대한 걱정은 크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케이조선은 LR1(Long Range1)탱커 6척, MR(Medium Range)탱커 5척 등 석유제품선 11척을 수주했으며 대한조선은 수에즈막스급 원유운반선 5척과 셔틀탱커 3척을 수주하는 성과를 거뒀다.
케이조선과 대한조선은 KHI에 인수된 이후 재도약에 나섰으나 올해부터는 이들 조선소의 행보가 달라지게 된다. KHI는 케이조선에 대해 경영권을 유암코에 넘기기로 한 반면 대한조선에 대해서는 올해 중 IPO를 추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