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여의도 사옥[EBN 자료 사진]
KB금융 여의도 사옥[EBN 자료 사진]

은행권의 알뜰폰 사업 진출은 비이자이익 확보를 위한 혁신적인 대안으로 여겨지기도 했지만 규제 강화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가장 먼저 진출한 KB국민은행을 뒤 이어 다른 은행도 사업 진출을 꾀하고 있지만 답보 상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의 알뜰폰 사업은 당국의 혁신금융서비스에도 지정되는 등 신규 수익원이 될만 한 사업 중 하나였지만 '통신사·금융권 점유율 60% 규제' 우려로 인해 신규 사업자는 물론 기존 대형 사업자도 위협받고 있다. 

은행권은 알뜰폰 사업 자체가 당장 수익을 내는 영역은 아니지만 플랫폼 활용, 데이터 연계, 통신과 금융상품의 결합을 통해 확장할 수 있는 사업 영역이 많아진다. KB국민은행도 알뜰폰 사업을 통해 2030세대를 확보하는 효과를 봤다. 이동통신의 경우 대표적인 생활 밀착형 서비스인 만큼 고객 저변를 확대할 수 있다. 

점유율 규제는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부문이다. 통신사·금융권을 포함한 대기업 알뜰폰 계열사의 시장 점유율을 60%로 제한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지난달 27일 국회 상임위를 통과한 상태다. 현재 여당 반발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계류됐다. 신규 사업자 시장 진입이 막혀 알뜰폰 산업이 위축되고 소비자 편익이 저해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여당을 중심으로 반대 목소리가 커져서다.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도 규제 부작용을 우려하면서 반대하고 있지만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만큼 신규 사업자들은 유무형의 비용을 감당하면서 사업 진출을 늦추고 있다. 이 법안이 최종 발효되면 대기업 자회사나 금융권의 알뜰폰 시장 신규 영업이나 진출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야한다. 

SK텔링크·KT엠모바일·KT스카이라이프·LG헬로비전·미디어로그 등 통신 3사 자회사 등 기존 사업자의 시장 점유율이 약 52%에 달한다. 60%로 제한되면 신규 사업자는 8% 안에서 나눠먹기를 해야 하는데 공격적인 사업을 할만 한 유인이 없다. 

KB국민은행의 진출 이후 다른 은행들도 별도의 신고 없이 알뜰폰 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  우리은행은 '우리WON 모바일' 출시를 준비해 왔지만 시기를 조율 중이다. 하나은행과 농협은행은 제휴를 통해 알뜰폰 시장에 간접 진출한 상황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난해 부수업무가 가능해졌을 때만 해도 떠오르는 신규 사업 영역이었는데 영세사업자 보호 이슈가 제기된 후 분위기가 바꼈다"며 "60% 점유율 제한 법안이 통과하면 신규 사업자 뿐 아니라 기존 사업자들도 사업을 할 동인이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부는 알뜰폰 경쟁을 활성화하고 시장을 키우겠다는 의지는 강하다. 전날  과기정통부는 통신3사 과점 체제인 현행 통신 시장에 경쟁을 불어넣을 요소로 알뜰폰을 선정하고 올해 통신 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알뜰폰 집중 육성' 방침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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