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EBN AI 그래픽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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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시장의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국내 배터리 소재 기업들이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했다. 수출 급감, 원자재 가격 하락, 중국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공세 등 삼중고 속에 주요 소재 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국내 배터리 소재 기업들은 원가 절감을 위한 수직계열화와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한 기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는 양상이다.

27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 양극재 수출 물량이 급감하는 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의 전기차 수요 부진과 더불어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산 LFP 배터리의 시장 점유율 확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양극재의 주요 원료인 리튬, 니켈, 구리 등의 가격 하락 역시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니켈 가격은 1년 사이 약 8%, 탄산리튬 가격은 16% 하락했다.

원자재 가격 하락은 제품 가격 인하 압력으로 이어지지만, 기업들은 기존에 고가로 확보해둔 원자재를 소진해야 하므로 단기적으로 수익성 악화를 피할 수 없다.

이러한 상황은 LG화학,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비엠 등 주요 양극재 기업들의 실적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동박 생산 업체인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역시 적자를 기록하는 등 배터리 소재 업계 전반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 속에서 국내 배터리 소재 기업들은 생존과 성장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원가 경쟁력 확보를 위한 원료 수직계열화와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한 기술 개발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LG화학은 엑손모빌과 탄산리튬 공급 협약을 체결하는 등 광물 직접 조달 범위를 확대하고 있으며, 포스코퓨처엠은 포스코 그룹 차원에서 확보한 아르헨티나·호주 등지의 리튬을 공급받을 예정이다.

에코프로는 인도네시아에서 ‘제련→전구체→양극재’로 이어지는 밸류체인 통합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수직통합은 원료 공급망 안정화 및 원가 절감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포스코퓨처엠은 연구 조직을 사장 직속으로 재편하여 의사결정 효율성을 높이고, 소재 전문가인 엄기천 사장을 중심으로 연구개발(R&D) 역량 강화에 힘쓰고 있다. 에코프로는 핵심 기술 내재화와 범용 기술의 외부 조달 전략을 병행하며 R&D 아웃소싱을 강화하고 국내외 동종 업계와의 기술 협력 로드맵을 구축하고 있다.

리튬 가격이 하향 안정화돼 구조적 악재가 걷힐 경우 원가 절감과 기술 혁신을 지속한 K-배터리 소재사의 약진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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