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AI업체 딥시크. [제공=딥시크]](https://cdn.ebn.co.kr/news/photo/202501/1649966_662367_3354.jpg)
중국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오픈AI(OpenAI)의 추론형 AI 모델 'o1'을 성능 테스트에서 추월, 글로벌 AI 시장에 강력한 도전장을 내밀었다.
특히 애플 앱스토어에서 오픈AI의 챗GPT를 제치고 다운로드 1위에 오르는 등 딥시크의 돌풍이 예사롭지 않은 가운데 미국 기술주의 주가가 급락, 글로벌 증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27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딥시크는 이날 애플 앱스토어 무료 앱 다운로드 순위에서 챗GPT를 밀어내며 1위에 올랐다. 딥시크는 중국 헤지펀드 하이플라이어가 만든 AI스타트업으로, 지난해 처음 자체 AI모델인 딥시크를 공개했다.
미국 테크산업의 메카인 실리콘밸리를 충격에 빠뜨린 것은 지난 20일 내놓은 '딥시크-R1'이 오픈AI의 최신 모델인 ‘o1’를 비롯해 미 빅테크 기업들이 개발한 첨단 AI에 육박하는 성능을 보여주고 있어서다.
딥시크의 또 다른 강점은 '가성비'를 들 수 있다. R1은 고성능 GPU가 아닌 저사양 H800 칩 2000개를 활용해 단 2개월 만에 개발됐다. 총 개발비는 약 80억원(557만 달러)으로, 이는 메타(Meta)나 오픈AI가 AI 개발에 투자한 비용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딥시크는 이와 같은 효율성을 기반으로 기존 빅테크 기업들을 긴장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딥시크가 오픈AI와 구글 등 실리콘밸리의 거대 기업보다 첨단 칩을 적게 사용하면서도 경쟁력 있는 챗봇을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딥시크는 지난달 말 출시한 딥시크-V3가 미국의 대(對)중국 수출규제에 걸리지 않도록 엔비디아에서 따로 만든 저사양 칩을 활용하고, 훈련 비용도 600만달러 이하로 메타 등 미국 거대 IT기업의 최신 AI모델 훈련에 사용된 비용의 10분의 1 수준이었다는 자료를 공개한 바 있다.
중국 항저우에 본사를 둔 작은 스타트업인 딥시크가 미국의 수출규제 속에도 저렴한 비용으로 빅테크에 필적하는 성능을 가진 AI모델을 만들었다는 사실은 업계 안팎에 큰 충격을 던졌다.
블룸버그는 딥시크의 AI어시스턴트가 미국 앱스토어에서 1위를 한 사실을 두고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AI분야 선두주자로서 미국의 능력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켰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도 "딥시크가 실리콘밸리에 남긴 깊은 인상을 강조하는 이정표로, AI 분야에서 미국의 우위와 중국의 첨단 반도체 및 AI 역량을 겨냥한 미국 정부의 수출통제 효과에 대한 보편적인 견해를 뒤집었다"고 평했다.
딥시크의 돌풍의 충격파는 증시로도 번졌다. 이날 중국 본토와 홍콩, 일본 증시에서는 딥시크의 비즈니스 모델과 연계된 중국 기술기업들이 일제히 상승했다.
반면 미국을 비롯한 서방 증시에서는 미국의 기술 리더십과 AI 관련 투자에 대한 우려로 이어지며 악재로 작용했다.
지난 24일 AI칩 선두 기업인 엔비디아가 3% 이상 하락 마감하는 등 기술주가 약세를 보였으며 27일 아시아 거래 시간에 나스닥 선물도 하락했다.
한편 딥시크의 성공에 미국 내 빅테크들은 혼란을 겪고 있다. 메타의 AI 연구 조직은 내부적으로 "패닉 상태"에 빠졌다는 내부 증언이 나올 정도로 딥시크의 성과는 충격을 주고 있다는 게 관련 업계 설명이다. 이에 메타는 올해 약 93조 원(650억 달러)을 AI 연구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딥시크의 성공은 AI 시장에서 다양한 플레이어들이 경쟁하며 생태계가 더욱 다채로워지고 있다는 신호"라며 "이는 AI 시장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은 것으로 기술적 독점 모델을 넘어서는 오픈소스 기반 개발이 주목받고 있으며, 가성비 중심의 기술 개발이 글로벌 AI 경쟁의 새로운 표준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