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조선업계가 방산 부문 호재로 수혜를 누리고 있는 가운데 삼성중공업은 방산 대신 해양 플랜트 부문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내세우며 조선업종 최선호주로 꼽히고 있다.
대형 조선사 중 유일하게 해양 부문에서 양호한 수익성을 기록하며 적자 부문이 없을 뿐 아니라 올해 하반기부터 FLNG 2기 건조 체제에 돌입, 실적 개선이 이어질 전망이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4분기 매출액 2조6000억원, 영업이익 14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6.9%, 영업이익은 80.5% 증가했다.
건조량 증가와 선가 상승으로 수익성 개선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며 분기 실적 레벨업은 신규 FLNG(부유식 천연가스 생산설비) 건조가 본격화되는 올해 하반기부터로 예상되고 있다.
FLNG의 수익성은 현재 건조 중인상선보다 높아, 전체 영업이익률 개선에 직접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조선주는 ‘트럼프 트레이드’ 섹터 중 하나로 꼽히며 지난 연말부터 꾸준히 주목을 받아왔다. 하지만 삼성중공업은 방산부문이 부재하며 상대적으로 경쟁사 대비 주가 상승률은 다소 떨어졌던 것이 사실이다.
작년 11월 1일부터 이달 24일까지 국내 조선 빅3 주가 상승률을 살펴보면 △한화오션 111.96% △HD현대중공업 65.12% △삼성중공업 34.62% 순이다.
이에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경쟁 대형조선사와는 다르게 한미 협력이 기대되는 특수선 사업부가 없다는 점은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는 아쉬운 요소”라면서도 “경쟁사와 밸류에이션 격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가격 메리트가 존재한다”고 언급했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27년 기준 PER은 각각 18.4배, 16.2배지만 삼성중공업의 PER은 11.5배 수준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NH투자증권은 중국 조선소 제재로 삼성중공업이 FLNG에서 입지가 강화되면서 밸류에이션 격차 축소 기회가 생겼다고 짚었다.
정 연구원은 “LNG 신규 수주 증가로 입지가 강화되던 중국 조선사(Zhoushan Wison Offshore)가 이달 10일 미국의 러시아 제재 과정에서 LNG 모듈 납품 경력으로 인해 제재 대상으로 선정됐다”며 “사실상 신조 FLNG는 삼성중공업 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에서 진행될 FLNG 프로젝트에서 삼성중공업의 중요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해양 수주 사이클이 장기화될 수 있는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중공업을 대형조선사 중 가장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높다고 평가하며 목표주가를 줄상향 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기존 1만5800원에서 1만7200원으로 9% 상향했고, 메리츠증권은 2만원에서 2만2000원으로, 키움증권은 1만5000원에서 1만7000원으로 올렸다. 신한투자증권은 1만3000원에서 1만6000원으로 무려 23.08%나 목표가를 조정했다.
올해 실적 ‘상저하고’…해양부문 실적증가 예상
올해 연결 영업실적은 매출액 10조8681억원, 영업이익 819억원으로 전년대비 매출은 9.7%, 영업이익은 68.6%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적추이는 ‘상저하고’가 전망되고 있다.
오지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저선가 컨테이너 물량 비중이 감소함에도 불구하고 카타르 LNGc 1차분 매출 인식 본격화로 일부 실적 눌림은 불가피하다고 판단한다”며 “다만 33척의 카타르 LNGc에 대해 반복건조 효과를 추정하며 2026년 하반기부터는 중국 저우산조선소 하청을 통해 건조하는 수에즈막스 탱커 4척 분량(약 4600억원) 효과도 더해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반기 고수익성의 FLNG 2기 동시 건조체제 돌입으로 해양 부문 매출은 전년대비 약 1조원 증가한 1조8000억원으로 추정한다”고 덧붙였다.
올해 수주액은 전년대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먼저 상선부문은 미국 LNG 수출 승인 재개로 인한 LNGc 발주 재개와 대만의 양밍, 에버그린과 국내 HMM 컨테이너선사 발주 예정 물량, 남미 셔틀탱커 물량 등으로 올해와 유사한 수준이 예상된다.
해양부문은 ‘ENI Coral #2’ FLNG 수주가 올해로 지연됨에 따라 전년대비 증가할 예정이다. 모잠비크 대선 불복 시위가 격화되며 최종 계약이 지연되는 중이나, 설계와 일부 Hull에 대해서는 이미 생산이 도입된 상태로 예정대로 생산에는 큰 지장이 없다고 보고 있다.
또한 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 LNG 수출 승인이 재개됨에 따라 미국 델필(Delfin)이나 캐나다 웨스턴(Western) LNG로부터의 FLNG 추가 수주가 예상되고 있다. 이르면 올해 중 에퀴노르사의 울산 반딧불이 부유식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50기에 대한 수주 소식도 기대되고 있다.
울산 반딧불이 부유식 해상풍력은 울산항 동쪽 60~70km 해상에 위치한 최대 750MW 사업규모의 프로젝트다. 작년 12월 2024년 풍력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에서 부유식 해상풍력 프로젝트로는 국내 최초로 입찰을 통과한 바 있다.
오 연구원은 “삼성중공업은 이곳에 투입되는 15MW급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설비 50기의 하부구조물 제작과 발전터빈과 통합하는 마샬링 작업을 독점 수행할 예정”이라며 “아직 하부구조물 최종 계약 이전인 만큼 구체적인 사업 규모는 파악하기 어려우나, 경쟁사 대비 가장 빨리 해상풍력 하부구조물을 수주할 예정이라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