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패밀리 레스토랑이 합리적인 외식 장소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고물가에 패밀리 레스토랑이 합리적인 외식 장소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패밀리 레스토랑이 고물가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외식 물가가 치솟자 비교적 고급스러운 외식문화를 합리적 가격에 즐길 수 있는 패밀리 레스토랑이 되레 '가성비 식당'으로 자리잡는 모습이다. 

6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패밀리 레스토랑 브랜드들이 일제히 매출 상승을 기록하면서 시장 규모도 급격히 성장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 집계로 지난해 국내 패밀리 레스토랑 시장 규모는 8931억원으로 전년 대비 30.3% 성장했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빕스'의 지난해 매출은 8447억원으로 직전년 대비 11.2% 늘어났다. 영업이익은 453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3.6% 성장한 수준이다. 

bhc그룹의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의 지난해 매출은 4576억원으로 전년 대비 11.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790억원으로 34.1% 늘었다. 

이랜드이츠의 '애슐리' 지난해 매출은 23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가량이 늘었다. 올해 3월까지 매출 역시 전년도와 비교하면 2배가량 신장했다.

패밀리 레스토랑의 성장은 소비자 인식 변화에 기인한다. 외식물가 상승으로 그동안 비싸다고 평가받던 패밀리 레스토랑의 가격이 되레 합리적인 수준이란 인식이 커지면서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4인 가구가 삼겹살집에서 외식을 할 경우 10만원이 훌쩍 넘는다"며 "패밀리 레스토랑에서는 비슷한 비용으로 뷔페식에 커피와 디저트까지 한번에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한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외식 메뉴 가운데 하나인 삼겹살(200g 환산)은 올해 5월 서울 기준 처음으로 2만원을 넘었다. 삼계탕도 지난 7월 1만7000원 선까지 올라섰다. 

패밀리 레스토랑 시장 성장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최근 TGI프라이데이스가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 가운데 빈자리를 두고 기존 브랜드들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bhc그룹에 인수된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는 공격적인 매장 확장과 메뉴 다양화를 통해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다.

애슐리 퀸즈 역시 프리미엄 콘셉트를 강화하며 소비자들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고 있으며, 빕스는 키즈 프렌들리 전략을 앞세워 가족 단위 고객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외식 물가 상승은 올해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소비자 선택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 정국 등에 따른 국내 정세 불안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재집권이 불러온 고환율 여파로 수입 단가가 더 높아져 국내 식품·외식업계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이미 지난달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하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9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식품업계는 통상 약 3개월 동안 사용할 원자재를 미리 구매해 놓기 때문에 최근의 식자재 가격 상승은 내년 1분기(1∼3월)부터 본격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생산 원가에서 원재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60∼70%인 식품산업과 30∼40%를 차지하는 외식산업에서 물가 인상의 압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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