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1세대 로드샵 화장품 브랜드들이 해외 시장에서 ‘제 2의 전성기’를 도모 중이다. [출처=픽사베이]
일명 1세대 로드샵 화장품 브랜드들이 해외 시장에서 ‘제 2의 전성기’를 도모 중이다. [출처=픽사베이]

에이블씨엔씨, 토니모리, 네이처리퍼블릭 등 일명 1세대 로드샵 화장품 브랜드들이 해외 시장에서 ‘제 2의 전성기’를 도모 중이다. 국내 중저가 뷰티시장을 사실상 올리브영과 다이소가 집어 삼키면서, 단일 로드샵 브랜드들이 가맹사업으로는 더 이상 홀로서기가 힘들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에이블씨엔씨의 지난해 연간 해외 매출 비중은 56.4% 수준으로 집계됐으며, 지난해 해외 진출국 전반에서 가파른 매출 성장세를 이뤄낸 것으로 확인됐다.

과거 ‘미샤’를 통해 국내 로드숍 화장품 전성기를 열었던 에이블씨엔씨는 2019년까지만 해도 해외시장 의존도가 27.7%에 불과했다. 하지만 코로나19를 기점으로 국내 오프라인 시장이 위축되기 시작하자 해외 수출을 크게 늘렸고 현재 매출 절반 이상을 해외서 내고 있는 것이다.

에이블씨엔씨가 해외 의존도 상승에 가속도를 붙이게 된 것은 국내 중저가 화장품 시장이 올리브영, 다이소 등 대형 H&B스토어 중심으로 급격히 재편된 영향도 컸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망한 상권’의 대표주자로 떠올랐던 서울 명동 거리가 부활하면서 이 거리에 입점한 각종 화장품 로드샵들이 반사이익을 크게 누릴 것이란 기대가 컸다. 그러나 이 마저도 올리브영과 다이소가 국내외 소비자들을 대부분 흡수하면서 단일 로드샵 가맹점들의 재부흥으로 이어지진 못했던 것이다.

올리브영과 다이소가 존재하는 한 국내서 단일 로드샵 가맹점이 살아남기 힘들다고 판단한 에이블씨엔씨는 이들 채널에 주력 브랜드들을 입점시키고 온라인 중심으로 국내 유통구조를 재정비하는 노력과는 별개로 해외시장 개척도 가속화할 수밖에 없었다.

꾸준히 유럽과 중동·아시아 지역에서 국가별 특성에 맞춘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덕에 이 회사는 지난해 기준 전년 대비 각각 62.6%, 23.8%씩 매출을 늘리는 데 성공했다. 일본시장에서 역시 엔저 효과를 제외한 현지 매출 기준으로도 4.1% 성장하며 꾸준한 상승세를 유지했다.

미국의 대형 오프라인 유통 매장 TJ맥스, 월마트 온라인, 태국 왓슨스, 일본 코스트코 등에 입점하며 저변을 넓힌 것도 보탬이 됐다.

토니모리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현재 이 회사의 해외 수출 비중은 약 30% 수준이며 오는 2026년까지 해외 비중을 60%까지 늘리는 게 목표다. 특히 일본과 미국을 중심으로 해외시장을 집중 공략 중이며, 미국에서는 온라인몰 아마존에 정식 입점한 뒤 얼타, 메이시스 등 현지 유통 채널에도 입점된 상태다.

네이처리퍼블릭의 경우 북미·유럽·중동으로 진출국 확장 중이며 향후 현지 대형 오프라인 매장 입점률을 높이고 직수출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최근 신임 리더로 선임된 이승정 대표이사가 과거 화장품 기업 클리오에서 해외사업을 운영한 이력이 있는 데다, 네이처리퍼블릭 입사 이후에도 미주사업부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낸 이력이 있는 만큼 올해부터 해외시장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올리브영과 다이소에 기생하는 것과 별개로 국내서 개별 로드샵 화장품 브랜드가 오프라인 가맹점 사업으로는 더 이상 홀로서기 힘들다는 공감대가 두터워졌다”며 “다행히 최근 해외시장에서 도출되는 실적 흐름이 상당히 좋아 앞으로도 해외시장 공략에 계속해서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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