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1월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3.00%로 종전과 같이 동결한 가운데, 2월 회의에서의 인하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내수 활성화를 위한 방향에서 인하 가능성에 무게가 쏠리는 가운데, 기준금리를 낮춘다면 2년여만에 2%대로 재진입하게 된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은 금통위는 25일 열리는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올해 두 번째 기준금리를 결정할 예정이다.
2023년 2월부터 기준금리를 13차례 연속 연 3.50%로 동결했던 한은은 작년 10월 0.25%포인트(p) 낮추며 긴축에서 완화로 통화정책을 전환, 같은해 11월 0.25%p 인하하면서 2회 연속 인하를 결정했다.
한은이 2월 기준금리를 인하할 경우 2022년 10월(2.5%) 이후 2년 4개월만에 2%대로 복귀하게 된다.
1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한은 금통위에서는 '동결'로 의견을 모았다.
금리 동결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경기 상황을 보면 금리를 내리는 것이 당연한 상황"이라면서도 "향후 국내 정치상황과 주요국 경제정책의 변화에 따라 경제전망 및 외환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하면서 대내외 여건 변화를 좀 더 점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숨고르기 하면서 정세를 보고 판단하는 것이 신중하다"면서 "대외 경제 여건의 변화를 확인한 이후에는 금리를 통해서 충분히 하락 추세를 계속해서 경기에도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추후 인하 가능성을 언급했다.
작년 말 비상계엄 사태 등으로 원/달러 환율은 1400원 후반대로 상승했고 지난해 10월 1.3%를 기록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1월과 12월 1.5%·1.9%로 오름세로 전환되면서 고환율에 따른 물가 상승 압박이 우려됐다.
1월 금통위 정례회의 의사록을 살펴보니 이창용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5명이 금리 동결에 대한 의견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A위원은 "내 정치 갈등 등 경제 외적인 요인들이 지배하는 현시점에서의 기준금리 조정은 의도하는 정책 효과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말했고, B위원은 "환율 등 대내외 환경이 엄중해 금리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C위원은 "외환 시장에 팽배한 경계감은 우리 기준금리 방향을 섣불리 결정하기 매우 어려움을 시사한다"는 의견을 냈다.
2월 기업심리지수(CBSI)는 전월 대비 0.6p 하락한 85.3으로, 이는 코로나19 시기인 2020년 9월(83.4) 이후 최저치로 건설경기 둔화와 내수 부진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탄핵 정국 등으로 강달러 양상을 보였던 원/달러 환율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등이 고환율에 대한 불안감이 남아 있으나 최근 1430원대를 기록하는 등 1450원 밑으로 내려가면서 다소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해 1월 금통위에서는 국내 정치적 상황 등에 따른 '숨 고르기'로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지만, 2월 회의에서는 내수 활성화 등을 위한 방향으로 '인하' 가능성을 주목하는 모습이다.
김상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 경기만을 고려한 중립금리는 2.25~2.75%, 금융안정을 고려한 중립금리 수준은 2.50~3.00%로 간주해 볼 수 있다"며 "한은 총재의 1월 금통위 기자회견 중 중립금리까지 내리는데 일정 부분 동의한다는 답변까지 감안하면 최소 2.50%까지 인하할 것이란 전망에 대해 시장은 큰 이견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1월 금통위 후 추가 정치 불안이 발생하지 않았고, 달러 가치도 2.3% 하락했다"며 "2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25bp(1bp=0.01%p) 인하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은 금통위의 2월 기준금리를 2.75%로 25bp 만장일치 인하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1월 금통위 이후 환율 변동성이 완화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은은 2월 금통위를 통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경기 하방에 초점을 맞추는 정책으로 다시 회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