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인수한 미국 필리조선소 [출처=한화오션]](https://cdn.ebn.co.kr/news/photo/202503/1654004_666835_1357.jpeg)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국내 조선업계가 미국발 조선업 부흥의 흐름 속에서 수혜를 기대하고 있다.
미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과 신규 군함 건조 시장을 중심으로 국내 대형 조선사를 비롯한 중견 조선사, 기자재 협력사들까지 투자 진출 기회를 포착하고 있다.
5일 코트라(KOTRA)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정책 변화에 따른 한미 해양산업 협력이 확대되면서 국내 조선업계에도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
보고서는 "장기적 관점에서 조선 대기업과 동반 진출하는 협력업체들도 수혜를 볼 가능성이 크다"며 "엔진 부품, 탱크, 밸브, 크레인 등 관련 중소·중견 기업들의 미국 시장 진출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조선업은 2000년대 이후 급격히 쇠퇴하면서 해양 경제 안보에 대한 위기감이 커졌다. 이에 따라 미 정부는 해군력 강화를 중심으로 조선업 부흥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현재 미 해군은 296척의 함정을 2030년까지 381척으로 확대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며, 이를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아울러 '선박법(SHIPS for America Act)'을 통해 조선소 투자 확대 및 선박 건조 지원금을 제공하는 등 미국 내 조선업 보호 정책이 강화되고 있다.
오랜 기간 축소된 조선업 인프라와 인력 부족으로 인해 단기간 내 경쟁력을 회복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는 동맹국과의 협력을 통해 기술력과 생산 역량을 보완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는 한국 조선업계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 조선업계는 미 해군과 해안경비대의 군함 유지·보수·정비(MRO) 및 신규 함정 건조 시장에서 활발히 기회를 모색 중이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미 해군과의 MRO 계약을 성공적으로 수주했으며, HD현대중공업 또한 올해 사업 진출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미군 전함 MRO 사업권 유치를 위해 경쟁중이다.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이 앞서 미군과 함정정비협약(MSRA)을 체결한 반면, 한국 조선업체들은 설계 인력과 기자재 관리 역량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기업들의 추가적인 진출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MRO 사업 확장을 위해 국내 조선소의 가용 야드를 적극 활용하는 한편, 물량 확대시 지역 기자재 업체들과의 협력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중형조선사 HJ중공업도 최근 미 함정정비협약(MSRA) 취득을 위한 채비에 나서는 등 MRO 사업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다.
![▶ HD현대 정기선 부회장이 카를로스 델 토로 미 해군성 장관에게 HD현대중공업 특수선 야드와 건조 중인 함정을 소개하고 있다. [제공=HD현대]](https://cdn.ebn.co.kr/news/photo/202503/1654004_666837_2627.jpg)
국내 조선업계의 최종 목표는 단순한 유지·보수 사업을 넘어 신규 군함 건조 사업까지 확대하는 것이다.
보고서는 ‘해군 준비 태세 보장법’ 등이 통과되면 국내 조선업체들이 미국 정부와 조달 계약을 체결하여 함정을 직접 건조·공급할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당 법안은 미 해군 함정의 외국 조선소 건조를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한국 조선업체들의 진출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미국과의 조선업 협력을 장기적으로 유지하려면 단순한 수주 확대를 넘어선 현지화 전략이 필수적이다.
미국 정부는 자국 내 생산 역량 강화를 위해 현지 조선소 건설 및 운영을 적극 장려하고 있으며, 이를 기회로 활용하는 전략적 접근이 요구된다.
한화오션의 필리 조선소 인수는 이러한 현지화 전략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필리 조선소는 존스법(Jones Act) 적용을 받는 대형 상선의 약 50%를 공급한 실적이 있으며, 향후 미 해군과의 협력 확대 가능성이 크다.
한국 조선업체가 현지 조선소와 협력하거나 직접 투자를 확대한다면 미국 시장 내 입지를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대기업과 협력업체가 함께하는 '선단형 진출 전략'을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방안도 주목받고 있다.
대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에 따라 관련 중소·중견 기업들의 동반 진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제도·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게 코트라의 설명이다.
업계 다수 관계자는 "미국이 한국 조선산업에 대한 막대한 투자 기회를 열고 있다"면서 "업계가 이러한 변화에 적극 대응한다면 미국발 수혜를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으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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