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빌 게이츠와 '손 잡았다'…테라파워와 SMR 개발 가속화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이 SMR 상업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HD현대가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 시장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빌 게이츠가 창립한 테라파워와 협력에 나섰다. 

HD현대는 최근 미국에서 HD현대중공업이 테라파워와 '나트륨 원자로의 상업화를 위한 제조 공급망 확장 전략적 협약'을 체결했다고 12일 밝혔다.

협약식에는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과 원광식 HD현대중공업 해양에너지사업본부장, 빌 게이츠 테라파워 창업자, 크리스 르베크 테라파워 최고경영자(CEO) 등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은 테라파워가 개발한 4세대 소듐냉각고속로(Sodium-Cooled Fast Reactor)인 나트륨 원자로의 공급 능력을 확대하고 상업화를 앞당기기 위한 전략적 협력이다.

나트륨 원자로는 고속 중성자를 활용한 핵분열을 통해 발생한 열을 액체 나트륨으로 냉각해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으로, 기존 원자로보다 핵폐기물 발생량을 약 40% 줄일 수 있어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빌 게이츠는 탄소 중립을 위한 혁신 기술 개발을 목표로 테라파워를 공동 설립해 SMR 개발과 공급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번 협약을 통해 HD현대의 정밀한 제조 역량과 테라파워의 첨단 원자로 기술을 결합해 나트륨 원자로의 생산 및 공급 체계를 강화할 방침이다.

HD현대는 나트륨 원자로에 탑재되는 주기기를 공급하기 위해 최적화된 제조 방안을 연구하고, 이를 기반으로 실증 프로젝트를 넘어 상업화를 위한 제조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HD현대는 테라파워와 첫 나트륨 원자로에 탑재될 원통형 원자로 용기(Reactor Vessel)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HD현대중공업 원광식 해양에너지사업본부장은 "HD현대가 제조업 분야에서 쌓아온 폭넓은 경험과 앞선 기술력이 나트륨 원자로의 상업화 기반 구축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번 협력을 바탕으로 차세대 원자력 에너지 솔루션의 상업화를 가속화하고 글로벌 SMR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테라파워의 크리스 르베크 CEO는 "테라파워는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 나트륨 원자로를 발 빠르게 공급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며 "HD현대와의 협력을 통해 에너지 수요증가에 맞춰 공급망을 확장하고 나트륨 원자로를 성공적으로 건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