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D현대 정기선 수석부회장. [제공=HD현대]](https://cdn.ebn.co.kr/news/photo/202503/1656201_669404_376.jpeg)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이 글로벌 시장을 종횡무진하며 대미 방산 세일즈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그는 연초부터 미국, 스위스 등을 방문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풀 가동하며 사업 기회를 발굴하고 협력을 이끌어내는 '글로벌 현장형 경영자'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트럼프 새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과의 조선업 협력과 해군의 대규모 MRO 발주를 앞둔 가운데, 미국 시장은 사업 확장의 주 무대가 됐다. 정 수석부회장의 글로벌 경영 전략이 미국 방산시장 진출에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은 이달 미국 출장을 소화하며 함정 사업을 비롯한 미국 사업 확장을 위한 세일즈에 발빠르게 나서고 있다. 그는 함정사업의 글로벌 확장을 직접 챙기며 실질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전면에서 사업 확장을 주도하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먼저 워싱턴 D.C.에서 미국 방산 AI기업 팔란티어의 알렉스 카프 CEO(최고경영자)를 만났다. HD현대는 2021년부터 팔란티어와 함께 FOS(조선소의 미래)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FOS는 데이터, 가상증강현실, 로보틱스, 자동화, AI 등 디지털 기술이 구현된 미래형 첨단 조선소를 말한다.
정 수석부회장은 카프 대표와 현재 진행 중인 AI 조선소 프로젝트의 진행 상황을 공유하고 향후 방산 분야에서 양사가 협력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미 국방부와 해군 등을 주요 고객으로 둔 팔란티어와 협업은 관련 시장 진출에 유리할 것으로 평가된다.
이후 정 수석부회장은 미국 메릴랜드주에 위치한 미 해군사관학교를 방문해 HD현대의 군함 기술력을 알리고 양국간 해양 방산 분야에서의 협력 가능성을 제시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HD현대는 AI에 기반한 자율운항, 디지털 첨단 선박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어필했다.
정 수석부회장의 미국행은 단순한 의전성 방문이 아닌 ‘현장 세일즈’로 평가된다. 미국 해군은 올해 10척 이상의 함정 유지·보수(MRO) 사업 발주를 예고하고 있으며, HD현대는 이에 대응해 수주전 준비에 한창이다.
![정기선(왼쪽)HD현대 수석부회장과 알렉스 카프 팔란티어 대표 [출처=HD현대 캡처]](https://cdn.ebn.co.kr/news/photo/202503/1656201_669405_3718.jpeg)
‘트럼프 특수’로 수혜가 기대되는 함정 MRO 및 신조 시장은 HD현대에는 커다란 기회다. 미 해군의 MRO 사업은 연간 20조원 규모의 거대한 시장으로, HD현대는 기술력과 수출시장에서 쌓은 신뢰도, 글로벌 네트워크를 앞세워 진입을 노리고 있다.
그룹 조선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의 대표이사를 겸하고 있는 정 수석부회장은 경영일선에 나선 뒤 특수선 사업에 확대에 공을 들여왔다. 그는 지난해 7월 판교 글로벌R&D센터 내 ‘함정기술연구소’를 개소하며 “세계 최고 함정 기술의 요람으로 삼아 한국이 글로벌 방산 4대 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힘을 보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동안 해외 함정 세일즈에도 직접 힘을 보태며 공을 들여왔다. 지난해 방한한 카를로스 델 토로 미 해군성 장관에 직접 울산 야드를 소개하며 함정 건조 역량을 어필하고 사업협력을 논의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2월 진행된 미 해군 7함대 소속 군수지원함 1척에 대한 MRO 입찰에 참여하며 올해 본격적인 프로젝트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지 인프라 확보도 검토 중이다. HD현대중공업은 미국 현지 조선소 지분 투자 등 다양한 진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 내 생산기반을 갖춘다면 장기적인 생산·정비 능력의 현지화를 통해 MRO 사업을 비롯해 함정 건조 등 수주 확대에 유리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그간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외교형 세일즈 전략으로도 주목받아왔다. 그는 중동, 유럽, 동남아 등에서도 주요 정부 및 방산 기업과의 연계를 강화하며 HD현대를 ‘글로벌 조선·방산 기업’으로 변모시키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내 입지를 본격적으로 다지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는 젊은 감각과 글로벌 감각을 두루 갖춘 차세대 경영인으로 평가받는다. 특유의 글로벌 현장 경영은 빠른 의사결정, 장기 비전 중심의 실용 전략, 유연한 협력관계 구축 등을 통해 성과를 가시화하고 있다. 이를 인정받아 그는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선지 3년 만에 2024년 말 HD현대의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정 수석부회장이 그룹 경영을 주도하며 HD현대는 친환경 선박, 자율운항, AI 기반 함정 운영 시스템 등에서 선도기업의 이미지를 굳혔다. 이번 미국 방산시장 진출은 이러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시장을 넓혀가는 과정으로 해석된다.
한 재계 관계자는 “HD현대가 기존 조선 중심 사업 구조에서 방산·에너지 등 미래사업 포트폴리오로 이동하는 데 있어 정기선 수석부회장이 중심축 역할을 하고 있다”며 “트럼프 수혜가 더해지며 기회를 맞은 조선·방산사업이 미국에서 어떤 성과를 거둘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 HD현대 정기선 부회장이 카를로스 델 토로 미 해군성 장관에게 HD현대중공업 특수선 야드와 건조 중인 함정을 소개하고 있다. [제공=HD현대]](https://cdn.ebn.co.kr/news/photo/202503/1656201_669407_3727.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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