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이 진수한 3200톤급 필리핀 초계함 1번함 ‘미겔 말바르함’ [출처=HD현대]
HD현대중공업이 진수한 3200톤급 필리핀 초계함 1번함 ‘미겔 말바르함’ [출처=HD현대]

 

'한미(韓美)' 간 조선업 협력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미국 정부가 해군력 강화와 조선산업 재건을 본격 추진하면서 한국 조선업계가 핵심 파트너로 부상했다.

국내 해양방산분야 핵심 플레이어인 HD현대와 한화오션은 미국 조선시장 진출 확대와 현지 'MRO(유지·보수·정비)' 사업 수주에 속도를 내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국 조선 산업 재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는 ‘미국 조선업 부활’을 핵심 국정과제로 내세우며, 한국과의 전략적 조선업 협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의회에서는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에 미 해군 군함 건조를 맡길 수 있게 하는 ‘미국 선박법’, ‘해군준비태세보장법’, ‘해안경비대준비태세보장법’이 잇따라 발의되며 조선산업 기반을 넓히고 동맹국 자원을 활용한 함정 건조 등 법적 허들도 조정되고 있다.

현재 미 해군은 296척의 함정을 2030년까지 381척으로 확대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며, 이를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2054년까지 매년 약 42조원(300억달러)을 신규 함정 조달에 투입할 것으로 추산했다.

MRO 수요도 늘고 있다. 미 해군부는 올해 최소 5~6척의 비전투함 정비를 한국 조선사에 맡기겠다고 밝혔으며, 연간 최대 10척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열어뒀다.

미 해군은 한화오션이 완료한 MRO 프로젝트를 통해 한국의 정비 역량을 평가했고 결과에 만족해 추가 MRO 사업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방위사업청도 이에 대해 적극적인 협력 의사를 밝혔다.

HD현대와 한화오션은 가용 설비와 인력을 확보 중이다. 양사는 단순 정비를 넘어 장기적으로는 현지 신조 수주와 투자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필리조선소를 거점으로 군함 및 상선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HD현대도 미국 내 직접 투자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의회 연설에서 “군용과 민간 조선업을 부활시키겠다”며 백악관 내 전담 사무국 설치와 세제 혜택 제공 계획을 밝혔다. 우리 정부도 산업부·외교부·국방부 합동 TF를 가동 중이다.

지난달 방미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미국이 군함, 탱커, 쇄빙선 등 대량 물량을 발주할 경우, 한국 조선사들이 우선 제작·납품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에 미국측도 긍정적인 제스처를 취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화오션이 정비작업을 수행한 미국 해군 군수지원함 ‘월리 쉬라’호 [출처= 한화오션]
한화오션이 정비작업을 수행한 미국 해군 군수지원함 ‘월리 쉬라’호 [출처= 한화오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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