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이 지난달 미 해군에 인도한 윌리 쉬라함 정비 전과 후 [출처=한화오션]](https://cdn.ebn.co.kr/news/photo/202504/1659798_673675_4223.jpg)
한화오션이 설계도 한 장 없이 미 해군 군함의 결함을 짚어내며, 대한민국 조선소로서 세계 최강 미 해군의 신뢰를 얻었다.
18일 <EBN 산업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한화오션이 지난달 인도한 미 해군 군수지원함 ‘윌리 쉬라함’의 유지·보수·정비(MRO, Maintenance·Repair·Overhaul) 과정에서 설계도 없이 역설계만으로 결함을 정확히 파악해 미 해군을 놀라게 했고, 추가 수주까지 이끌어냈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윌리 쉬라함의 MRO 사업을 수주했다. 정비는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진행됐다. 선체 복원, 러더 및 추진기 교체, 주요 기계 시스템 점검 등 300개 이상 작업 항목이 포함됐다.
계획대로라면 2025년 1월 인도돼야 했지만, 실제 인도일은 3월 13일로 약 두 달 연기됐다. 일반적인 지연으로 볼 수도 있지만, 그 이면엔 한화오션이 예상하지 못 추가 문제를 미리 파악하고 수리한 과정이 있었다.
윌리 쉬라함 MRO는 단순한 수리 및 정비 작업 이상이었다. 미군은 보안상 문제를 이유로 해당 함정의 설계도면 일체를 제공하지 않았다. 더욱이 윌리 쉬라함은 2009년 취역한 함선으로, 정비 난이도 또한 높아 엔지니어들이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한화오션은 제한된 정보 속에서 함정의 구조를 파악하고, 외형과 작동 특성을 토대로 역설계를 수행했다. 이 과정에서 한화오션은 정비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부위에서 ‘잠재 결함’이 존재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한화오션 보고에 처음 미 해군은 반신반의했지만, 후속 점검 결과 실제로 해당 부위에서 문제가 발견됐다. 미 해군은 추가 정비를 곧바로 발주했고, 이는 새로운 수주로 이어졌다.
설계도도 없이 기술력과 경험, 분석을 통해 미 해군도 파악하지 못했던 문제를 짚어낸 것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군함은 복합적인 선박으로, 설계도 없이 정비를 하는 것도 굉장히 어렵다”며 “특히 추가 적인 문제를 정확히 짚어냈다는 점은 기술력을 인증 받은 사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MRO 사업은 수백억 원대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방산 분야의 특수성과 고난도 정비 기술이 복합된 이 사업은 단순한 매출 이상으로 의미가 크다. 정비 후 만족도가 높은 미 해군과의 신뢰 기반을 형성하면서 향후 추가 수주 가능성도 점쳐진다.
패트릭 무어(Patrick J. Moore) 미 해군 해상 수송사령부 한국 파견 대장도 “윌리 쉬라함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마무리는 한미 양국 간 긴밀한 협력 관계를 보여주는 증거”라며 “향후에도 이러한 협력관계를 더욱 강화할 수 있는 많은 기회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