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00톤급 필리핀 초계함 2번함인 ‘디에고 실랑(Diego Silang)함’ [출처=HD현대]](https://cdn.ebn.co.kr/news/photo/202504/1659645_673491_4540.jpg)
미국 조선업의 재건과 해군력 회복을 위한 해법으로 한국의 조선 기술력과 민·군 양용 생산 역량이 지목됐다. 미국의 유력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한국의 대표 조선업체인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을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협력 파트너’로 평가했다.
17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CSIS 산하 퍼시픽포럼은 최근 기관지 ‘펙네트(PacNet)’를 통해 박진호 한국 국방부 정책자문위원이 기고한 ‘미국 조선업이 한국 도움으로 중국을 따라잡을 수 있을까?’라는 칼럼을 게재했다.
박 위원은 이 글에서 “조선산업의 붕괴는 미국이 직면한 가장 시급한 국가 안보 과제 중 하나”라며 “이는 미국 단독으로 해결하기 어려우며, 한국과 같은 동맹국과의 협력이 유일한 현실적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 해군이 오는 2030년까지 435척 규모의 전투함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같은 해 기준 미국 해군의 290척을 훨씬 능가하는 수치라고 지적했다.
반면 미국 내 조선소는 1980년대 초 300여 곳에서 현재는 20개 미만으로 줄어들었다는 점을 들어, 조선산업 기반의 붕괴를 우려했다.
박 위원은 이같은 격차를 좁히기 위해 한국 조선업계의 참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지난 10년간 약 3000척의 상선 및 군함을 건조한 세계 1위 조선 강국으로, 기술력과 생산 능력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화오션은 미국 필라델피아에 있는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뒤 미 해군의 유지·보수·정비(MRO) 기능을 맡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미국 테라파워와 협력해 2030년까지 소형 모듈형 원자로(SMR) 추진 선박 개발에 최대 2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또한, 두 기업은 이지스 전투체계 기반의 전기 추진 구축함 공동 개발도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박 위원은 “미국 조선소들이 현실적으로 할 수 없는 고난도 함정 설계와 신속한 양산을 한국은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며 “양국 간 조선 분야 협력이 미국의 전략적 요구에 부합하는 현실적 해법”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나아가 한미 조선업 협력이 중국 해군의 해상 팽창을 억제하고, 인도·태평양 지역 내 연합 해군작전 역량 조율에도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일본을 포함한 한미일 삼각 안보 협력 프레임워크로 발전할 가능성도 제시했다.
박 위원은 “70년 동안 신뢰할 수 있는 동맹국이었던 한국과 협력하는 것이 붕괴하는 미국 조선 산업을 시급히 되살리고, 미국 해양 리더십을 유지하는 최선의 해결책”이라며 “동시에 한국의 미국 조선업 투자는 공급망 중단과 같은 부작용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