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EBN DB]](https://cdn.ebn.co.kr/news/photo/202503/1655268_668311_912.jpeg)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최근 삼성 임원들에게 "삼성다운 저력을 잃었다"며 "'사즉생'의 각오로 위기에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말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 2심 공판 최후진술에서 "최근 들어 삼성의 미래에 대한 우려가 매우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지만, 이번에 '사즉생'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한 것은 그만큼 현재 삼성이 처한 복합 위기가 기업 생존에 직결될 정도로 심각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최근 임원 대상 세미나에서 이 회장의 이 같은 메시지를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지난달 말부터 삼성전자를 비롯한 전 계열사의 부사장 이하 임원 2000여 명을 대상으로 '삼성다움 복원을 위한 가치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교육에서는 고(故) 이병철 창업회장과 고 이건희 선대회장의 경영 철학이 담긴 영상이 상영됐으며 이 회장의 기존 발언들과 함께 올해 초 신년 메시지로 준비했던 내용도 일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영상에 이 회장이 직접 등장하지는 않았다.
이 회장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삼성은 죽느냐 사느냐 하는 생존의 문제에 직면했다"며 "경영진부터 통렬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위기 자체가 아니라 위기에 대처하는 자세"라며 "당장의 이익을 희생하더라도 미래를 위해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기술의 중요성을 거듭 언급하며 "기술 중시, 선행 투자의 전통을 이어 나가자. 세상에 없는 기술로 미래를 만들자"라며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이라고 기술 경쟁력 강화를 주문했다.
한편 이번 세미나에 참석한 임원들에게는 각자의 이름과 함께 ‘위기에 강하고 역전에 능하며 승부에 독한 삼성인’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크리스털 패가 수여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에서 범용(레거시) 메모리의 부진과 고대역폭 메모리(HBM) 납품 지연 등으로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삼성이 위기 극복을 위한 강도 높은 내부 결속을 다지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세미나는 경기 용인 인력개발원 호암관에서 진행되며, 다음 달 말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삼성이 전 계열사 임원을 대상으로 세미나를 여는 것은 2016년 이후 9년 만으로, 과거 2009년부터 2016년까지 매년 진행했던 특별 세미나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